국내 음반기획사 홍보 전략에 'TGIF'가 필수로 자리잡았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아니다. 트위터, 구글(유튜브), 아이폰, 페이스북을 줄여 말하는 것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반드시’ 정복해야 할 상대다.
대형기획사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요즘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SNS 전담팀이 마련돼 기존 홍보 양대축이었던 매니지먼트팀-언론홍보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 두팀의 파워를 넘어서고 있는 상태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의 콘서트는 그야말로 ‘TGIF' 영향력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었다.

# 3사 중심으로 전문 부서 운영
SM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6월 유튜브에 공식 채널을 마련했다. 유튜브가 향후 엔터테인먼트 홍보의 ‘허브’가 될 것임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SM은 뉴미디어부를 특별 배치, 오래전부터 관련 플랫폼을 집중 연구해왔다. 뉴미디어부 전수진 팀장은 “유튜브가 한국에 진출하기 전부터 제휴 논의가 시작됐었다”면서 “SM은 근본적으로 한국 시장만을 바라보고 비즈니스를 진행하지 않기에 글로벌 플랫폼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유튜브는 해외의 전략적 사무소나 현지에 아티스트가 직접 진출해 홍보를 하지 않아도 각종 영상을 활용해 우리가 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이면서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소녀시대의 ‘GEE' 뮤직비디오는 가장 많은 세계인구가 조회한 한국 뮤직비디오가 됐고, 유럽과 남미의 10대 여성들까지도 K-POP을 외칠 수 있게 됐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온라인팀을 구축,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활용하며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박진영은 국내 SNS 활용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는데, 2006년 원더걸스 ‘텔 미’ 활동 당시 미국에서 본인이 직접 안무 동영상을 찍어 동영상 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2009년 국내 연예인 중 최초로 트위터를 통해 근황을 활발히 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사진, 떡을 맛있게 먹는 사진 등 이전에는 뉴스 가치가 없다고 판단된 사진들도 트위터를 통해서 확대 재생산, 인기 뉴스로 떠오르게 만들어 SNS ‘직찍’ 홍보의 최초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안무 동영상 공개 역시 요즘 가수들의 ‘필수’ 마케팅 요소가 됐다.

YG엔터테인먼트도 일찍히 SNS 홍보에 뛰어들었다. 2008년 유튜브 공식 채널을 개설했고, 2009년 지드래곤 컴백 당시 미투데이를 적극 활용해 SNS와 스타의 연계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를 기록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특히 소속 가수들의 지원사격이 활발한데, 산다라, 지드래곤 등 가수들은 미투데이를 통해 재미있는 일상 사진을 공개하며 개성 강한 뮤지션 이미지를 쌓는데 한 몫하기도 했다.
양현석 대표 역시 YG와 관련된 소식을 보도자료 배포보다 공식 홈페이지에 먼저 게재, 일찍이 언론의 힘을 ‘넘어설’ 네티즌의 힘을 예측했다. 관련 웹팀에서는 활발한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후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롤모델’로 자리잡기도 했다.
다른 기획사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비스트 소속사 큐브 역시 유튜브를 활용, 최근에는 영국에서 콘서트 제의를 받는 등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윤도현이 소속된 다음기획도 공식 트위터를 개설해 YB의 소식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 전송하고 있다. 로엔도 최근 유튜브 공식 채널을 마련했으며, 스타쉽은 신예그룹 보이프렌드의 뮤직비디오로 순식간에 1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 음반 홍보 40%는 SNS 마케팅
기획사들의 'TGIF' 활용 방안을 살펴보면, 이제 연예기획사가 연예미디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과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방송사와 언론사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재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콘텐츠로 해외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YG의 웹 서비스는 볼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YG의 한 관계자는 “뮤직비디오와 방송사 출연 영상을 서비스하는 것은 물론이고, 와이지온이라는 동영상 서비스도 하고 있다. YG 해외팀에서 영어 자막을 제작해 실시간 서비스하고 있어 YG 자체 방송인 YG온에어 영상은 일주일 안에 해외 팬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최근에는 2NE1의 ‘론리’로 가창력 콘테스트를 개최해 전 세계 네티즌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JYP 역시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입학-졸업 시즌, 명절 시즌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가수별로 ‘리얼’ 시리즈를 마련해 광고 촬영 현장, 백스테이지의 평소 모습 등을 공개하고 있다. JYP 역시 내부에서 영자막을 마련해 실시간으로 해외팬들과 소통 중이다.
SM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디어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최근 파리 콘서트 영상의 하이라이트를 거의 실시간으로 업로드하며 방송사의 실황 중계를 머쓱하게 만들었고, 가수들의 현지 사진과 공항 출입국 모습을 담은 동영상 역시 국내 연예뉴스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빨랐다. 그 결과 SM이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한국 최초로 페이스북 공식 셀러브리티에 선정되기도 했다.

가수들이 팬들과 소통하는 ‘소도구’로 인식돼온 SNS는 최근 들어 철저한 홍보 전략의 대상으로 격상됐다. 스타제국 온라인마케팅팀의 김연희 팀장은 “이제 SNS 홍보가 음반 홍보의 40% 가량을 차지한다”면서 “일주일에 2~3회씩 공식 동영상을 올리고, 가수들 역시 일주일에 3~4차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NS 서비스마다 국가별 반응도 다르다. 한국 팬들은 주로 미투데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일본 팬들은 다음 요즘을 주로 이용한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팬들은 트위터에서 반응이 즉각적으로 온다”면서 "관련 활용 방안도 다각도로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 메시지는 가수들이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역시 소속사와 긴밀한 협의를 거치는 것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김 팀장은 “데뷔하기 전에 SNS 교육도 시키고 있다”면서 “어떤 말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데, 데뷔 후에도 가끔 헛갈리는 게 있으면 소속사 직원에게 문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필요할 경우, 가수들이 공개하는 재미있는 사진들 역시 미리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 언론 등을 통한 재생산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소속사와 조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제 상황이 역전돼 오히려 SNS 업체가 가수들에게 콘텐츠를 요구하기도 한다. 비공개 영상이나 촬영 현장 스케치 등을 독점으로 서비스하자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것.
기획사들의 ‘TGIF' 연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SM 뉴미디어부 전수진 팀장은 “현재 SM은 유튜브의 동영상 서비스, 페이스북의 SNS서비스, 아이튠즈, 안드로이드 마켓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글로벌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고, 국내 및 중국의 경우, 현지 서비스 플랫폼사와 긴밀하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뉴미디어는 시공간과 상관없이, 정보의 왜곡 없이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음악, 이미지, 영상)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또 온라인에서 집계되는 다양한 수치를 통해 글로벌 반응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일례로, SMTOWN 콘서트를 파리에서 하기 전부터 SM은 유럽지역 중에서 유난히 프랑스 지역의 반응이 온라인에서 뜨거웠음을 알고 있었다”고 'TGIF' 연구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마케팅 방식은 앞으로 더 다양해질 전망. 전팀장은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접목한 음악 및 콘텐츠 비즈니스와 스마트TV를 통한 글로벌 마켓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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