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프뉴스/OSEN=최고은 기자] 우리나라 한복은 단순한 대표 전통 옷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며, 그 속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결혼 준비를 앞둔 젊은 예비 신부들이 한복을 결혼식 때 입는 일회성 의복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특별하고 귀중하게 한복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한복 속에 담긴 의미와 역사가 담긴 이야기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전통 신부한복 하나하나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를 '한복나라 남가람' 윤지원 총괄이사로부터 들어보려 한다. 먼저, 우리나라는 전통 혼례절차상 신부는 삼작저고리라고 불리는 속적삼, 속저고리, 저고리 이 세 개를 한 세트로 겹쳐 입는다. 그 중 속적삼은 고름을 달지 않고, 매듭단추로 여미게 되어 있는 홑겹이며, 속저고리는 겉저고리와 같되 크기만 약간 작게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혼례용 속적삼은 분홍 모시 적삼으로 만들어 입었는데, 이는 시집가서 속 답답한 일 없이 시원하게 살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한겨울에도 속적삼은 반드시 여름옷감인 모시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다. 또한, 겉저고리는 관례 벗김용으로 노랑이나 초록 삼회장저고리를 입지만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며느리들의 시집살이는 예나 지금이나 빠질 수 없는 결혼생활의 화두다. 예전에는 따뜻한 시집살이를 하라는 의미에서 계절에 상관없이 솜을 넣고 저고리를 지었으며, 동정 밑으로 깃 고대(목을 감싸는 부위로, 고대는 뒷목쪽을 가리킴)에 솜을 약간만 넣는다. 깃 고대에 솜을 두는 것은 시집살이를 뜻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덮어 잘 살라는 의미와 살림이 잘 일어나라는 뜻에서 여름에도 꼭 갖춰 입었던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한복은 뜻깊은 철학을 느낄 수 있으며, 시집 보내는 신부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마저 담겨있다.
모든 가정이 제대로 예복을 갖출 수 있는 형편이 된 것은 아니다. 이런 때에는 일반 저고리의 소매 끝에 한삼 (여자의 저고리 소매 끝에 흰 헝겊으로 길게 덧대는 소매)을 달거나 흰 수건으로 손을 가려서 혼례복을 대신하며, 때로는 신부의 애환도 담아내는 것이 한복이다.
goeun@wef.co.kr / osenlife@osen.co.kr
<사진> 한복나라 남가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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