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석 블루홀 대표, "'테라'는 블루홀의 미래"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06.28 08: 14

누구나 한 번 쯤은 제2의 도전이나 인생의 2막을 꿈꾼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블루홀스튜디오 김강석 대표는 진지함이 넘쳤다. 개발자 출신이 아닌 그가 업계에서 손 꼽히는 개발사를 운영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지만 과거 잘나가는 퍼블리셔서 퍼블리싱을 전담했던 경험을 녹인 그의 경영 철학에서 한국 MMORPG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누구나 한 번 쯤 꿈꿨던 제 2의 도전을 성공하고, 인생의 2막을 펼쳐가고 있는 김강석 대표를 OSEN이 만나봤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블루홀스튜디오 본사서 만난 김강석 대표는 오전부터 몹시 분주한 상태였다. '많이 바쁘시죠'라는 물음에 "너무 정신 없어요. 시간이 정말 모자랍니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난 5월 말에 있었던 첫 대규모 업데이트 '파멸의 마수'와 6월 초에 진행된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E3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의 열정을 읽을 수 있는 말이었다.
블루홀스튜디오의 첫 작품인 '테라'는 2011년 한국 게임계의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2008년 이후 신작이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넘어선 경우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흔한 말로 경천동지할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 천재적인 1명이 게임을 만들던 시절에는 신선함이 게이머들을 모았지만 쟁쟁한 게임들이 즐비한 최근에는 10만명을 넘어선다는 자체가 기념비적인 일이기 때문.

'테라'에 대한 기대감은 출시와 함께 곧 반영됐다. 지난 1월 11일 총 29개의 서버로 공개서비스를 시작했고, 서비스 시작 5분만에 동시접속자수 1만 명을 기록했다. 서비스 오픈 후 6시간 30분만인 12시 20분에 동접 10만 명을 돌파했으며, 저녁 9시 55분에 최고 동시접속자 수 16만 5400명을 기록하며 2011년 한국 게임사에 한 획을 그었다.
출시 4개월여가 흐른 뒤 가졌던 '파멸의 마수' 업데이트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관계자가 말하는 '테라'의 최근 동시접속자 숫자는 8만명 이상. 그러나 김 대표는 만족감 보다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는 첫 작품 '테라'를 유저들의 호응해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더 달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블루홀스튜디오의 근황을 묻자 그는 "파멸의 마수는 첫 번째 대형 업데이트였습니다. 많은 멤버들이 전력투구 했던 부분이죠. 일복을 타고 났는지 이제는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달 1일부터 일본서 CBT를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많은 개발인력들이 그 작업을 하고 있고요. 해외 사업팀은 중국 대만 러시아 지역의 퍼블리싱 준비를 하고 있죠. 북미지사는 E3 이후 패키지 판매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죠."
이어 김대표는 "'무플보다는 악플이 괜찮다'라는 말이 있죠. 항상 유저 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더욱 빨리 반영하고 싶은데 좀 벅차네요. 아마 그 점이 요즘의 저의 최대의 스트레스에요. 대응을 빨리하기도 쉽지 않고 효과적이지 못하면 안 하느만 못하니깐요. 콘텐츠가 개발 과정이 복잡한 만큼 판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선을 다하는데 유저분들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하는 건 정말 죄송한 일입니다"며 테라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덧붙였다.
사실 김대표는 개발자 출신이 아니면서 개발 스튜디오인 '블루홀 스튜디오'의 수장. 퍼블리셔로 명성을 떨치던 그가 개발사업에 뛰어든 것은 퍼블리싱 작업을 한 경험이 그의 도전의식을 고취시켰다.
"퍼블리싱을 경험하면서 개발사의 고충을 많이 들었죠. 때마침 운이 맞았는지 개발자 분들과 블루홀스튜디오를 차렸죠. 두 번째 창업이었지만 경영자가 되겠다는 것 아니었습니다. 다만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막연하게 꿈꿔왔던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을 하면서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일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온라인게임의 입장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의미가 있겠다 싶어습니다."
비개발자 출신으로 개발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재미에 대해 묻자 김대표는 "각기 개성이 너무 뚜렸해요. 회사를 만들고 구성원들과 한 방향을 한 마음으로 보는게 제일 어렵더군요. 개발실을 예를 들면 4가지 직군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비주얼, 사운드 등 이분들이 성장한 환경이 다르고 역량이 다른거죠. 비주얼이나 사운드를 담당하는 분들은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프로그래머는 논리적으로 대화의 프로토콜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바라보는 시작이 팽팽했던 것죠. 많은 구성원들과 대화가 이걸 풀어나가는 열쇠가 되더군요"라고 답했다.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한국 굴지의 개발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지만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개발사들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업계 전반의 평가가 좋아서 충분하게 직원수를 확보할 수 있었어요. 게임 비즈니스가 위험한 산업이고, 온라인게임 개발이 존경받는 산업 분야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게임 업계는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악조건은 다 갖추고 있는 거죠. '인재 전쟁시대'라는 힘든 숙제를 지금도 풀고 있어요. 생산의 요소에는 자본도 있지만 인재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자본도 좋은 사람들이 있어야 모이는 거죠. 기업내 좋은 인재와 팀이 있느냐에 따라 자본도 유치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개발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블루홀스튜디오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자 김 대표는 "블루홀스튜디오의 미래는 테라의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라를 개발하고 우리는 이제 첫 업데이트를 했을 뿐이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런칭하는데만도 2년은 걸릴 겁니다. 테라가 자리를 잡은 다음에 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요. 지금은 테라에 전력투구를 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테라와 블루홀 스튜디오의 앞으로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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