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껴주신 분들에 대한 도리인 것 같다".
'캐넌히터' 김재현(36)이 하늘의 뜻에 따라 오는 9월로 밀린 은퇴식을 SK와 LG전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김재현의 은퇴식은 당초 25일 토요일 문학 SK-LG전이었다. 시즌 개막에 맞춰 치를 예정이었으나 김재현이 친정팀 LG와의 경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마전선에 의한 우천 순연으로 26일로 밀렸고 이 역시 태풍 메아리의 여파로 일찌감치 경기가 취소되면서 김재현의 은퇴식 일정은 급격히 꼬였다.

결국 SK 구단은 28일 김재현과 상의한 끝에 오는 9월 잔여경기 이후로 은퇴식을 미루기로 했다. 이는 김재현의 요구를 최대한 배려한 때문이다. 김재현이 지도자 연수를 하고 있는 미국 LA 다저스 산하 싱글A 그레이트 레이크스 룬즈의 이해를 무작정 구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또 김재현이 원했던 친정팀 LG팬들에 대한 아쉬움도 감안해야 했다.
SK 구단은 김재현의 일정 조정을 가능하다고 볼 때 오는 7월 9일 문학 롯데와의 주말경기가 밀린 은퇴식 적기라고 봤다. 하지만 홈인 문학구장에서 SK팬들은 물론 김재현의 친정팀 LG팬들까지 만족시키기 위한 최선의 결단을 내린 셈이다.
김재현은 오는 7월 1일 출국한 후 코치 연수를 계속 받다가 다시 9월초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현은 은퇴식이 9월로 결정난 것에 대해 "사실 은퇴식을 못한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하늘이 하지말라고 하는데 어떡하나. 무조건 된다는 보장도 없지 않나"라고 웃었다.
이어 "원래 미국 구단에는 무조건 이 기간 동안 된다고 장담했는데 안됐다. 그래서 더 이상 내 개인 사정 때문에 미룰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다"면서 "일단 SK 구단이 배려해줘서 LG전으로 다시 잡기로 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표를 사주셨는데... 만약 은퇴식을 하게 된다면 그렇게 (SK와 LG팬들 앞에서)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그동안 (나를) 아껴주신 분들에 대한 보답이 아니겠나"라고 반겼다.
또 "하늘이 안도와주면 어쩔 수 없다"는 그는 "이번 은퇴식 때문에 일정이 많이 틀어졌다. 아주 복잡해졌다"고 좋으면서도 웃을 수 없는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김재현은 이번에 당연히 은퇴식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9월초 연수가 끝난 후 앞으로 1년 더 미국에서 공부를 할지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 게다가 일본 연수까지 욕심을 내던 차였다. 김성근 감독을 통해 조금씩 정보를 알아보는 중이었다. 하지만 은퇴식 때문에 오는 9월 무조건 재귀국해야 하는 일정이 잡힌 것이다.
이래저래 김재현에게는 하늘만 쳐다봐야 했던 일정이었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