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연습 안해서 걱정되고 죽겠어요".
28일 넥센과의 원정경기를 앞둔 두산의 덕아웃. 두산 오재원(26)이 유격수 선발 출장을 앞두고 한껏 긴장한 눈치다. 오재원은 "이렇게 된 거 즐겨야지 별 수 있겠냐"면서 "거의 4년만에 선발 유격수로 나가게 됐다"고 걱정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오재원은 이날 유격수 겸 2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2007년 10월 4일 잠실 한화전 이후 1363일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2007년 7차례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이후 처음.

오재원이 4년 만에 유격수로 나서게 된 것은 주전 유격수 손시헌(31)의 공백이 장기화 되면서다. 손시헌이 갈비뼈 실금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두산은 김재호(26)가 유격수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김재호는 올 시즌 타율이 1할4푼1리에 그치고 있어 두산 공격력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던 상황.
두산 김광수(52) 감독대행이 오재원을 유격수로 기용한 것은 팀 공격력을 배가하기 위한 일종의 '모험'이다. 29일 현재 타율 2할6푼3리에 27도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재원이 유격수 겸 2번 타자 역할을 해 주면 두산 타선의 파괴력이 한층 향상될 수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수비. 비록 오재원은 올 시즌 3차례 경기 후반 대수비로 유격수 자리에 서기도 했지만 4년 만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하는 것은 오재원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오재원은 경기 전 "2루수와 유격수는 공을 보는 시선 자체가 다르다"며 "익숙하지 않아 걱정 된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28일 경기서 오재원은 걱정하던 수비는 합격점을 받았다. 비록 유격수 앞으로 공이 두 차례밖에 오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포구와 송구를 보였다. 특히 6-4로 쫒기던 6회 무사 1루서 오재원은 넥센 6번 타자 강정호의 땅볼을 2루수 고영민과 호흡을 맞춰 병살타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반면 원래의 목적이었던 '공격력 강화'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오재원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손시헌이 복귀하기 전 까지 당분간 오재원을 선발 유격수로 쓸 뜻을 내비쳤다. 오재원이 안정적인 유격 수비와 함께 '공격형 내야'의 퍼즐이 될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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