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2위' SK 김성근 감독, "자극제가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29 19: 12

"이제 정신무장밖에 없다".
29일 문학구장. 한화와의 홈경기가 우천연기된 가운데 SK 김성근 감독은 불펜에서 비를 맞으며 투수들의 피칭을 집중점검했다. 이승호(37번)와 전병두가 대상이었다. 전날 경기에서 이승호는 5회 마운드에 올라 강동우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곧장 마운드를 내려갔고, 전병두도 3이닝을 피안타없이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볼넷 2개와 사구 1개를 내줬다. 그리고 이날 SK는 한화에 1-5로 완패하며 1위 자리를 삼성에게 내줬다. 지난해 4월18일 이후 무려 436일만에 1위에서 내려앉은 것이다.
하루가 지난 29일. 김성근 감독은 전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일찍 잤다. 새벽 5시"라며 웃어보였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을 이룰 정도로 근심어린 밤을 보낸 것이다. SK는 1년2개월9일 동안 1위 자리를 지킨 것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그러나 최강팀으로 군림한 SK이기 때문에 2위로 밀려난 건 추락이고 충격이다. 게다가 마땅한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 없다는 것도 김 감독을 더욱 고민스럽게 만드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이제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다. 자극제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전력적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게 없다. 뭘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부상에서 돌아오거나 확실하게 팀에 플러스 될 만한 전력요소가 없다는 뜻이다. 퇴출 위기에 몰린 외국인선수 짐 매그레인의 대체 선수에 대해서도 "구단에서 알아서 하지 않겠나. 그러나 데려온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SK는 마땅한 전력보강 요인이 없었다. 오히려 김재현의 은퇴와 나주환·이재원·모창민의 군입대 등으로 마이너스 요소가 많았다. 김 감독은 이들의 공백에 대해 "늘상 아쉽다. 대타로 김연훈이 나온다"며 씁쓸해했다. 전날(28일) 8회 좌완 박정진을 상대로 대타 출장한 김연훈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 감독은 "안 되면 바꿔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바꾸려 해도 올라올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안치용·최동수·김태훈 등 1군에서 활약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기다리다 지쳐"라는 말로 쉽게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제 정신무장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436일 만에 2위라는 어색한 자리로 떨어진 SK가 어떤 식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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