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허용한 후 선수들을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29일 울산 문수경기장서 열린 전북 현대와 '러시앤캐시컵 2011' 8강전에서 2골을 터트린 김신욱의 활약에 힘입어 4-1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컵대회 8강에서 전북에 0-2로 패배했던 울산은 당시 패배의 아픔을 씻어내고 준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울산은 오는 7월 6일 경남과 서울전의 승자와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경기 후 만난 김호곤 감독은 "예측한 대로 전북이 주전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홈에서 우리 선수들이 상대를 보고 정신력을 어떻게 가질지 고민을 많이 했다. 대표팀만 보더라도 강한 팀에 강하고, 약한 팀에 약하지 않나. 모두 정신력이 문제다"고 말했다.
그래도 4-1 대승.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김호곤 감독은 "걱정한 대로 상대 멤버를 보고 우리 선수들이 초반에 정신적으로 해이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를 얕잡아 본 것 같았다. 그 영향은 그대로 나타났다. 위기였다. 그래도 승리를 했다는 것에 만족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는 아찔했다고 한다. 김호곤 감독은 "팬들이 뭐라고 할지 깜깜했다. 내가 능력있는 감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가 베스트 멤버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정신적으로 압박하자고 했는데 첫 골을 먹어 정말 아찔했다. 내가 뭘 가르쳤는가라는 생각과 왜 이런 상황이 또 벌어질까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반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가 고함을 많이 쳤다. 내 책임도 있지만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2군인데 팬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오늘 선수들을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호곤 감독은 지금까지 프로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이번 대회가 좋은 기회다.
김 감독은 "어떤 대회서든지 모두 목표가 우승이다. 정규리그나 컵대회 모두 똑같이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홈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좋은 경기를 하다보면 좋은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다. 이기더라도 좋은 과정을 보여줬으면 한다. 차분하게 경기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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