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이탈' 두산, 열쇠 쥔 '강경 듀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30 07: 03

가장 안정적이던, 최근 2시즌 동안 잇단 뒷문지기의 이탈로 그 대체자가 되며 분투했던 릴리프 요원이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그를 대체할 요원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그러나 구위 만큼은 팀 내 굴지의 평가를 받는 우완 두 명이다. 두산 베어스 우완 김강률(23)-노경은(27) '강경 듀오'의 오른 어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9일 오른 어깨 회전근 통증 진단을 받은 정재훈을 1군 엔트리서 제외했다. 지난 시즌 8승 4패 23홀드(1위) 2세이브 평균자책점 1.73으로 두산 계투진 서까래 노릇을 했던 정재훈은 올해도 2승 4패 5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76(30일 현재)으로 분전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목동 넥센전 도중 오른쪽 쇄골 아래 가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김강률에게 바통을 넘겼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휴식이 필요한 통증이지만 그 이후 실전 감각이나 투구 밸런스 회복 여부를 감안하면 1군 등록 시기를 확실히 점치기는 힘들다.
 
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춘 정재훈의 이탈은 너무도 뼈아픈 것이 사실. 지난해 말 마무리 이용찬이 개인사로 이탈하며 대체 마무리로 출장하다 포스트시즌 구위 저하 현상을 보였던 정재훈은 올 시즌에도 임태훈의 개인사 이탈 공백을 막다 결국 부하가 걸리고 말았다.
 
두산이 선택한 책략은 정재훈과 정반대되는 투구 스타일의 '강경 듀오'로 공백을 메우는 것. 2007년 경기고를 졸업하고 2차 4순위로 입단한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집단 마무리 체제에서 가장 첫 손에 꼽힌다. 올 시즌 4경기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이 김강률의 성적표. 최고 153km의 돌직구가 인상적이다.
 
1군 경력은 일천하지만 이미 지난 몇 년간 장효훈(넥센-상무)과 함께 2군에서 가장 묵직한 볼 끝을 자랑하던 투수가 김강률이다. 군 입대 전부터 직구와 함께 투구 밸런스 안정을 통한 제구력 강화, 스플리터 장착에 힘썼던 김강률은 팀에서 일찌감치 '장래의 마무리감'으로 점찍었던 투수.
 
지난 시즌 7월서부터 상무 마무리로 출장, 26경기 7승 무패 6세이브 평균 자책점 3.59를 기록하기도 한 김강률이다. 선수 본인은 "고교 선배인 오승환(삼성) 선배를 닮고 싶다"라며 강력한 파이어볼러의 모습을 꿈꾼다.
 
9년 차 '만년 유망주'였던 노경은의 안정세도 반갑다. 성남고 동기 박경수(LG)와 함께 고교 최대어로 꼽히며 2003년 두산 1차지명으로 입단했으나 병역 공백과 고질적 제구난, 팔꿈치-허리-발목으로 이어진 부상에 신음했던 노경은은 올 시즌 2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간 8경기 1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하며 스스로 자리를 만들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150km을 상회하는 묵직한 직구에 최고 144km에 이르는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드롭커브가 갈 수록 농익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 본인 또한 "그동안 마인드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답습하지 않겠다"라며 각오를 불태우는 중.
 
변수는 제구력과 담력이다. 이들은 모두 제구 불안이라는 단점을 지적받으며 아직 1군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자기가 원하는 코스에 묵직한 공을 얼마나 자주 꽂을 수 있느냐가 문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최근 투구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갖추며 구속을 끌어올린 동시에 제구력이 향상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팀에는 위기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새로운 1군 전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다. 믿는 선수만 믿는다면 자칫 전력 정체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새 얼굴을 발견한다면 당장이 아닌 미래의 발전상도 경기를 통해 찾을 수 있다. '강경 듀오'가 마운드에서 얼마나 강경한 모습으로 필승 계투 노릇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김강률-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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