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투수코치, "현진이 앞으로 할 게 많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30 12: 50

"앞으로 해야 할 게 많은 친구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은 지난 2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2009년 8월7일 이후 1년10개월 만에 빠진 1군 엔트리.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의 갑작스런 엔트리 제외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다행히 정밀 진단결과 왼쪽 등 근육통이었지만 일주일 정도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오자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뺐다. 4강 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에이스의 몸 상태였다.
한대화 감독은 "일주일 정도 쉬어야 한다고 트레이너가 보고했다. 이번 기회에 엔트리에서 빼서 여유있게 마음 편하게 쉬라는 의미"라며 "어차피 쉴 때 제대로 쉬는 게 좋다. 지난번에 어깨가 뭉친 것도 있으니까 편하게 쉬는 게 낫다. 열흘이 지나면 다시 엔트리에 등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 본인은 "괜찮다"며 의지를 보였으나 한대화 감독의 확고한 의지가 류현진의 엔트리 제외로 결정됐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본인이 계속 괜찮다고 했지만 감독님이 상의 끝에 결정했다. 100이닝 이상 던졌고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 코치는 "감독님이 현진이 건강 때문에 늘 걱정이 많다. 현진이 몸 상태에 대해 항상 신경 쓴다. 이번에도 감독님께서 무리하지 말자고 결정하셨는데 담당코치로서 생각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정 코치는 "어느 팀이든 1선발이면 지금쯤 100이닝 가까이 던졌을 시점이다. 그런데 늘 말하지만 현진이는 책임감이 대단하다. 작은 부상 정도는 자기가 가져가려고 한다. 이번에도 현진이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감독님 입김이 세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코치진이 그런 것을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많은 친구"라며 류현진 보호에 힘 쓰는 진짜 이유를 밝혔다. 지금 당장 눈앞의 것보다 더 큰 미래를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지난 2006년 데뷔 후 류현진은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지금까지 쌓아온 기록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가장 최근에는 최연소·최소경기 1000탈삼진을 돌파했다. 통산 154경기 86승4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1061⅔이닝을 투구하며 탈삼진은 무려 1008개 잡았다. 통산 8차례 완봉승 포함 26차례 완투경기까지 있다. 리그에 얼마 없는 완투형 투수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부상에 대한 노출이 많다.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힘이 소모되는 게 투수다.
류현진은 내년 시즌까지 마치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이제 만 24세. 지금까지 이룬 것도 대단하지만 앞으로 이뤄야 할 것이 더 많다. 정 코치는 "감독님과 나는 현진이가 무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도울 것이다. 그게 코치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엔트리 제외 조치도 결국 류현진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다. 현역 시절 우완 최다 161승을 거둔 대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정 코치는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 아픔을 제자는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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