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오윤, 포수 마스크 쓸 뻔한 사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6.30 18: 16

[OSEN=목동, 이대호 인턴기자] "동점 됐으면 경기가 재밌어 졌을 텐데".
30일 두산과의 홈경기를 앞둔 넥센 김시진(53)감독은 28일 두산과의 경기를 복기하며 입을 열었다.
그날 경기서 넥센은 두산에 6-4로 뒤진 채 9회 마지막 공격을 맞았다. 선두타자 6번 강정호가 좌전안타로 1루에 출루하며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7번 송지만의 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잡자 김 감독은 8번 포수 허도환 대신 대타 강병식을 냈다.

강병식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날리며 넥센은 두산을 6-5로 바짝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삼진과 땅볼로 물러나 넥센은 결국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지는 못했다.
문제는 강병식이 대타로 나서면서 넥센 엔트리의 포수를 모두 소모한 점. 6회 2사 1루서 김 감독이 선발 포수 유선정 대신 오재일을 대타로 쓴 후 7회 수비부터 허도환을 대수비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9회 강병식이 대타로 들어오며 허도환까지 빠진 것이다.
김 감독은 이미 포수 엔트리 2명을 전부 소모한 상황에 대해 "일단 동점이 되면 그건 그 다음 문제"라며 "이미 우리 팀에는 포수 경험이 있는 강정호와 오윤이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정호와 오윤 모두 고교 시절에는 포수 마스크를 쓴 경험이 있으며 오윤은 포수로 입단했다가 외야수로 전향했다.
김 감독은 "동점 가면 (강정호와 오윤 중)누구를 포수로 투입할 건지 계속 고민했다"면서 "만약 강정호가 포수로 들어가면 김민성을 유격수, 김일경을 2루수로 투입할 생각이었고 오윤을 (포수로) 넣으면 송지만을 오윤 자리인 우익수로 넣을 생각 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기가 연장으로 가지 못한 채 끝나며 둘의 포수 투입은 구상 단계에서 그쳤지만, 김 감독은 "언제든 포수 자리에 투입할 수 있게 두 선수를 준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7일 SK 3루수 최정이 9회 포수로 들어가 투수 정우람과 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 치열해져 가는 감독들의 지략싸움에 또 어떤 진풍경이 그라운드에 펼쳐질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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