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일침이 통했다.
한화 내야수 정원석(34)은 6월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다. 30일 문학 SK전을 치르기 전까지 6월 18경기에서 52타수 8안타로 타율 1할5푼4리 1홈런 4타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그런 정원석을 바라보는 한대화 감독의 시선은 못마땅 그 자체였다. 한 감독은 최근 정원석을 따로 불러 "네가 작년과 달라진 게 뭔지 아느냐. 나는 아는데 너는 모르는 것 같다"며 "절박함이 없어졌다. 작년처럼 절박한 마음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감독은 "작년에는 방출당한 뒤 새팀에 왔기 때문에 절박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2009시즌 종료 후 두산에서 방출된 정원석은 KIA에서 테스트를 받던 중 한대화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 이적 첫 해 생애 첫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며 규정타석 3할 타율까지 쳤다.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고 이를 잘 이겨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처럼 독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한 감독의 생각이다. 한 감독은 "오선진이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진작 2군에 내려보냈을 것"이라고 했다. 내야 선수층이 깊지 않은 팀 사정상 계속 주전으로 경기에 나오고 있지만 여차하면 뺄 수 있다는 것이 한 감독의 생각이다. 정원석 본인도 "작년보다 더 절박하게 하고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만큼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던 정원석이 중요한 순간 한방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한화는 5-1로 리드하다 5회에만 홈런 2방을 맞고 5-5 동점을 허용했다. 6회 반격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했다. 6회 1사 주자없는 상황. 앞선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정원석이 SK 좌완 전병두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1. 5구째 전병두의 138km 직구가 가운데 높이 들어오자 정원석의 방망이가 반응했다. '딱'하는 파열음과 함께 타구는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비거리 120m 결승 솔로포.
지난 16일 대전 KIA전 이후 8일 만에 터진 시즌 4호 대포. 이 한 방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한화는 7회 카림 가르시아의 이날 경기 두 번째 스리런 홈런이 폭발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원석은 가르시아와 사정없이 손뼉을 마주치는 홈런 세레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정원석이 6번 타순에서 위력을 발휘할수록 5번 가르시아의 파괴력도 더해진다. 정원석까지 살아나면 한화 타선은 진짜 다이너마이트가 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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