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류중일(48)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칭찬만 하기에도 아까운 톱타자 배영섭(25)에게 애정어린 쓴소리를 했다.
류중일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전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배영섭이 얼마 전 타박상으로 하루 빠지겠다길래 '벌써 배부르냐'고 한 마디 해줬다"고 말했다. 배영섭은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파울 타구에 왼 무릎 안쪽을 맞아 타박상을 입었다.
류 감독이 배영섭을 다그친 이유는 배영섭이 아직 확실히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붙박이 주전이라면 하루쯤 빠져도 별 탈이 없겠지만 새내기들은 빠졌을 때 다른 선수가 잘하면 기회를 잃는다"며 배영섭에게 강인한 정신력으로 경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배영섭은 2009년에 삼성에 입단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다가 톱타자 강봉규가 3월 시범경기에서 왼손 엄지에 부상을 입자 대신 투입됐다. 그 후 배영섭은 올 시즌 3할1푼3리의 맹타와 23개의 도루(전체 2위) 등의 활약을 펼치며,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될 타자는 물론 올해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배영섭이 류 감독에게는 아직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한 듯 했다. 평소 배영섭 칭찬에 입이 마르지 않는 류 감독이지만 이날은 "언제 2군에 내려갈지 모르는 선수들은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며, 새내기 선수들에게 "페이스나 체력 면에서 문제가 눈에 띄면 안되겠지만 웬만한 부상은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삼성에는 배영섭 외에도 가코 대신 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모상기, 신명철 대신 2루수로 뛰고 있는 손주인, 그리고 조영훈 등 새 얼굴들이 주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주전들이 복귀한다면 당장 설 곳을 잃을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류 감독의 이날 발언은 현재 상태에 만족할 수 있는 백업 멤버들을 각성시키기 위한 쓴 충고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옛 주전들이 돌아온 후에도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장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감독과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최근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비결 중 하나기도 하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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