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가르시아 효과' 어디까지 가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01 08: 03

멕시칸 독수리가 창공을 훨훨 날고 있다. 비행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화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36)가 연일 대폭발하고 있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30일 문학 SK전에서 스리런 홈런 2방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복귀 후 첫 멀티홈런. 지난달 10일 사직 롯데전부터 출장한 가르시아는 14경기에서 54타수 14안타로 타율은 2할5푼9리에 불과하지만 무려 6홈런 23타점으로 가공할만한 파괴력과 생산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화는 가르시아가 홈런을 때린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뒀다. 가르시아 효과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 영양가 만점

가르시아가 14경기에서 터뜨린 홈런 6개는 영양가부터 다르다. 홈런 6개 모두 3점차 이내 접전에서 터졌다. 그 중 5개가 1점차 이내 상황에서 터질 정도로 박빙의 승부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솔로홈런은 하나도 없다. 스리런 3개, 만루 2개, 투런 1개씩 가동시켰다. 가르시아는 주자가 없을 때에는 24타수 5안타로 타율이 2할8리에 불과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에는 30타수 9안타로 정확히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안타 9개 중 홈런이 6개, 2루타가 2개로 장타가 8개나 된다. 득점권에서도 19타수 7안타로 3할6푼8리로 맹타를 쳤다. 홈런도 아퀼리노 로페즈·유동훈(KIA) 정재훈(두산) 게리 글로버·송은범·정우람(이상 SK) 등 정상급 투수들에게 뽑아냈다.
▲ 가르시아 효과
가르시아 합류 전후로 한화 타선도 확 달라졌다. 가르시아가 합류하기 전까지 57경기에서 한화 타선은 팀 타율 2할4푼1리로 경기당 평균 3.6득점을 얻는데 그쳤다. 특히 팀 장타율 부문 최하위(0.335)일 정도로 확실한 대포가 없었다. 하지만 가르시아가 가세한 뒤로 제대로 변했다. 14경기에서 팀 타율 2할6푼7리로 경기당 평균 5.7득점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팀 홈런은 1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19개 중 6개를 가르시아가 담당했다. 팀 장타율도 0.437로 대폭 상승했다. 한대화 감독은 "가르시아가 들어오면서 확실히 타선에 힘이 생겼다"고 했는데 팀 전체적으로 생산력이 증대됐다. 거포의 가세로 타선의 짜임새가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다. 
 
▲ 장점의 극대화
가르시아의 스윙은 여전히 거침없다. 무려 58.6%의 확률로 볼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롯데에서 3년을 포함해 가장 높은 수치다. 적극성은 변함없다. 홈런 6개도 모두 3구 이내에서 공략한 것이다. 초구 공략이 절반에 해당하는 3개나 되며 2개는 2구를 받아친 것들이다. 가르시아 특유의 적극성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건 여지없이 담장 밖으로 넘긴다. 홈런 6개 모두 높은 코스를 공략해서 만든 것이다. 상대 투수들이 가르시아를 상대로는 컨트롤에 보다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유인구에도 덜 속는다. 롯데에서 3년간 4.4타석당 하나꼴로 삼진을 당했지만 올해는 5.3타석당 하나다.
▲ 뜨거운 승부근성
가르시아는 홈런과 결정타만이 전부가 아니다. 10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1루를 향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는다. 스리런 홈런 두 방을 가동한 지난달 30일 문학 SK전에서도 5회 SK 박정권의 홈런 타구를 잡기 위해 펜스를 타고 올라가 글러브를 뻗는 등 끝까지 타구를 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홈런만큼이나 인상적인 플레이였다. 정말 악착같이 한다. 그런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고 흡족해 했다. 작은 플레이 하나부터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이는 것이다. 가르시아는 이 같은 활약에 대해 "난 달라진 게 없다. 타격 스타일이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롯데 시절이든 지금이든 늘 최선을 다한다는 이야기였다. 가르시아 가세 후 한화는 확실히 힘이 붙었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더욱 더 뜨겁고 재미있어졌다.
▲ 어디까지 갈까
한대화 감독은 "어느 정도 기대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가르시아 효과에 대해 놀라워 하는 눈치다. 약한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한 감독은 한국 무대 검증을 마친 가르시아를 일찌감치 탐냈다. 가르시아에게 적응은 필요없었다. 이미 그의 약점은 노출되어 있지만 그만큼 한국 투수와 리그에 대해 분석도 이뤄져있다. "장점을 살려라"고 주문한 한 감독은 "한 번 말하면 알아듣는다"며 가르시아의 열린 마인드를 높이 평가했다. 강석천 타격코치도 "스스로 조언을 구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외국인선수답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다. 실제로 복귀 초 강 코치는 가르시아에게 "바깥쪽을 잘 공략하면 몸쪽과 가운데로 몰릴 실투를 칠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바깥쪽 낮은 코스만 조심하면 된다"고 조언했는데 복귀 첫 홈런 2개를 바깥쪽 공을 밀어 넘긴 후 확실히 공략 포인트가 많아졌다. 여기에 가르시아는 최근 방망이 무게를 1030g에서 940g으로 줄인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 작은 변화일지라도 주위 조언을 잘 듣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타자라면 롱런할 수 있다. 가르시아만한 타자는 결코 많거나 흔치 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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