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공부하고 싶은 남자..왜?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7.01 08: 27

정말 연구대상이다. 아나운서인지 개그맨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정체성을 지닌 남자다. 수년 전부터 아나운서지만 MC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는 이들을 두고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라 칭하고도 있지만 전현무를 단순히 그 범주에 넣어 생각할 수 있을까.
전현무가 "나에 대해 공부하고 싶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30일 밤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3' 200회 특집에 출연해 항간의 화제가 됐던 8단 고음과 샤이니의 '루시퍼' 춤을 또 다시 선보였다. 이날 게스트로 함께 자리한 개그우먼 정선희를 비롯,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등 MC들의 배꼽을 빼는 데 성공했다.
평소 전현무 캐릭터를 잘 알지 못했던 정선희는 특히나 전현무의 '미친 예능감'을 보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웃어댔다. 8단 고음에 이은 루시퍼 댄스를 본 정선희가 배를 쥐고 쓰러지자 전현무는 "나를 더 공부하고 싶지 않느냐"고 천연덕스러운 질문까지 보탰다. '베테랑' 정선희도 울고 갈 그의 대담한 활약이 돋보인 자리였다.

전현무는 실로 공부하고 싶은 캐릭터다. 최근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고정 멤버로 합류하면서 그의 정체성은 더욱 모호해진 느낌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안 웃기면 서운하고, 뉴스 진행자로 나서면 오히려 보기가 어색해 실소가 터질 지경이다.
전현무 이전에도 아나테이너 바람을 일으킨 이들은 많았다. 김병찬 황수정 김성주 등이 그 선봉에 자리했고 오상진 MBC 아나운서와 유재석의 와이프 나경은 역시 아나테이너라 불렸다. 하지만 전현무는 이들보다도 한층 진화하고 발달한 모습이다. 앞서 언급한 이들이 아나운서 역할에 구심점을 두고 MC쪽으로 전문성을 키웠다면 전현무의 경우는 진행보다 오히려 개그나 코미디를 구사하는 쪽으로 발전한 케이스다. 망가짐을 불사하고 몸개그도 서슴지 않으니 그는 예능 속에서 바람잡이 정도의 역할을 넘어 중심으로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전현무는 외부 행사 진행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아직까지 진위여부는 뚜렷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KBS 측은 경위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나 처분(?)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세간의 반응이다. 소속 아나운서가 외부 행사 알바를 하는 것이 분명 KBS 사규에 위반되는 행위임에도 불구, 네티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오히려 그를 두둔하는 의견들도 상당수다. 만일 '9시 뉴스'의 앵커가 똑같은 논란에 휩싸였다고 가정한다면, 전현무에게 그러하듯 온기 있는 시선을 보냈을까. 그렇다면 전현무를 향한 민심이 이토록 후해진 이유는 뭘까.
 
issu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