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상반기결산] 충격의 사건과 논란 총정리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7.01 09: 43

지난 상반기 가요계는 논란, 또 논란이었다. 아이돌 그룹 시장이 비대해지면서 어두운 단면이 드러났고, TV가 우후죽순 만들어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음악을 겨냥하면서 연일 잡음을 쏟아냈다. 특히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가요계 논란에 기여(?)한 바는 컸다.
전무후무할 충격 스캔들, 서태지-이지아의 비밀결혼과 이혼 소식은 가요계를 넘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고, 가요제작자들은 음원차트를 휩쓴 방송사 음원에 한숨을 내쉬었다.
 

#1 서태지-이지아, 비밀결혼했었다
 
지난 4월 서태지와 이지아가 한때 부부였으며, 이혼한 후 현재 50억원 규모의 위자료 청구 소송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서태지가 몰래 결혼을 했었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그 상대가 이후 연예계에 데뷔해 인기 탤런트가 됐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이지아가 ‘외계인설’이 나돌 만큼 과거를 꽁꽁 숨겨왔던 이유가 이제야 밝혀지면서,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생활을 캐내기 위한 일부 네티즌과 언론의 눈물겨운 전쟁이 치러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의 사생활 공개가 어디까지 이뤄져야 하는지 논쟁이 벌어졌다. 사생활 숨기기 ‘달인’인 서태지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이 사실이 밝혀진 후 벌어진 상황도 흥미진진했다. 서태지는 열흘만에 공식입장을 내고 “미국에서 1997년 이지아와 결혼한 후 2년7개월 가량 결혼생활을 했고, 2006년 이지아가 단독으로 이혼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태지가 직접 이지아와의 관계를 인정한 첫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이지아는 그와 동시에 위자료 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스캔들은 이대로 끝이 나는가 하는 순간, 서태지는 소송 취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두 신비주의 스타의 이례적인 법정 다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 카라의 해체 위기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돌아온 카라는 지난 2월 해체위기를 맞았다. 니콜, 한승연, 강지영, 구하라 등 무려 네 명의 멤버가 소속사 DSP미디어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 DSP미디어와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하루만에 구하라는 다시 DSP미디어의 품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3인의 싸움이 시작됐다. 카라 해체를 원하는 건 아니라는 이들은 투명한 정산과 매니지먼트 전문 인력을 요구하며, DSP미디어와 회의와 갈등을 거듭한 끝에 분쟁 100일만인 지난 4월 극적으로 화해했다.
인기 정상 걸그룹의 갑작스런 다툼에 한일 매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사안. 자극적인 루머들이 돌았고, 남성 네티즌들의 열렬한 반응이 잇따랐다. 멤버들은 이 어려웠던 시절을 눈물로 마무리짓고 현재 다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 김건모의 재도전
 
김건모는 올해 상반기, 가장 자존심을 구겼던 가수 중 한 명이다. 지난 3월,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든 ‘노래 잘하는’ 가수들을 위해 마련했다는 ‘나는 가수다’가 야심차게 출발하며 이 프로그램의 기둥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 받았던 김건모는 황당하게도 첫 경연에서 꼴찌를 기록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경연을 한다고는 하지만 순위 매기는 것을 완전히 받아들이진 못했던 가수들은 급기야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자고 했고, 김건모는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재도전을 수락했다.
시청자는 그야말로 ‘광분’했다. 그 대단한 가수들 중 과연 누가 떨어질 것인지 잔뜩 호기심을 부추겨놓고 ‘재도전’이라니, 이는 분명 시청자 우롱이었던 것. 특히 상대적으로 ‘기회’를 더 갖는 기득권에 대한 불만과 불공정하게 돌아가는 사회에 대한 분노가 김건모와 ‘나는 가수다’에 투영되면서 폭발적인 논란이 지속됐다.
결국 김건모는 자진하차했고, PD는 교체됐으며, 프로그램은 두달 가량 쉬었다. 다시 시작된 ‘나는 가수다’도 쉴새없이 논란을 만들어내는 중. 임재범이 하차하고 아이돌 스타 출신 옥주현이 합류했을 땐, 무작정 그가 싫다는 안티팬과 ‘나는 가수다’의 일부팬이 서로 힘합쳐 온라인 뉴스게시판을 거의 초토화시키다시피 했다.
 
#4 포미닛의 ‘쩍벌춤’
 
정규1집으로 컴백한 포미닛의 ‘거울아 거울아’ 무대는 지난 상반기, 가장 ‘핫’한 무대였다. 노래 후반부에 위치한 일부 춤동작 때문이었다.
지난 4월 컴백한 다섯 멤버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일제히 무대 위에 앉아 섹시한 표정을 지었는데, 이때 다리가 벌어졌다고 해서 일부 네티즌은 ‘쩍벌춤’이라는 민망한 이름을 붙이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서 걸그룹의 퍼포먼스 수위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춤 자체가 선정적인 것인지, 그 춤을 야하게 해석하는 폭력적인 시선이 선정적인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포미닛은 “우리는 전혀 야하게 생각 못했는데, 이런 논란이 생겨서 너무 깜짝 놀랐다”고 당황해 했다. 이들은 결국 춤동작을 수정했으나, 방송사가 다시 걸그룹 퍼포먼스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래는 크게 히트했다. 
 
#5 방송사, 음원차트 접수
 
가요계 내부에서는 방송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나는 가수다’가 쏟아내는 음원이 차트를 도배하면서 새 앨범을 낸 가수들의 설 자리가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제작자들은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재조명 받는 것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막강한 예능프로그램을 등에 업고 매주 새 음원을 내놓는 건 불공정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기했다. 방송국이 팔 음원을 2시간짜리 예능프로그램으로 광고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것. 이같은 가요계의 불만은 ‘나는 가수다’의 팬들의 이해와 상충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사는 꾸준히 음원을 만들어 팔고 있다. 큰 반향은 없었지만 MBC ‘위대한 탄생’도 음원을 꾸준히 서비스했다. MBC ‘무한도전’도 싸이, 정재형, 지드래곤, 이적 등이 참여한 가요제 음원을 오픈할 예정이다.
가요계서는 대형기획사보다 방송사가 더 무섭다는 우스개소리가 흘러나올 정도. 제작이 한결 쉬워진 음원 시대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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