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 구단주가 한국 사람을 좋아한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05~2006년 2년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순회코치로 몸담았다. 1·2군을 오가며 이승엽을 전담지도하며 니시오카 쓰요시, 이마에 토시아키, 사부로 오무라 등 주축 선수들의 타격도 지도하며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때문에 지바 롯데 사정에도 밝다. 지난달 20일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일시 귀국한 지바 롯데 김태균(29)의 거취가 화제가 되자 김 감독도 나름의 전망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 감독은 "지바 롯데 구단주 신동빈씨가 한국 사람을 좋아한다. 김태균의 자리는 있을 것이다. (김태균의 거취를) 현장 코칭스태프가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바 롯데는 과거 이승엽이 처음 몸담은 일본 구단. 김 감독은 "이승엽뿐만 아니라 이병규와 임창용에게도 관심을 나타냈다. 이병규를 보기 위해서 바비 발렌타인 감독이 직접 잠실구장을 찾기도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니시무라 노리후미 감독이 파워가 과연 얼마나 되느냐도 관건이다. 김 감독은 "니시무라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단을 상대로 파워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발렌타인 감독도 2005년 시즌 중 삿포로에서 나와 (이)승엽이랑 셋이 만나 '좌측으로 안타를 몇 개 치면 잔류시킨다'고 이야기했지만 구단은 이미 승엽이에게 팀에 남아 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승엽이 2005시즌 종료 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건 순수 본인의 의지였다.
발렌타임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첫해부터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니시무라 감독은 그러나 2년차가 된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승28패3무로 퍼시픽리그 5위. 김 감독은 "니시무라 감독이 작년에는 첫 해이기 때문에 조용했겠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자기 색깔로 성적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구단을 상대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바 롯데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것도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김 감독은 "요즘 지바 롯데를 보면 돈을 들이지 않고 싸게 야구한다. 몸값이 비싼 선수들을 다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고바야시 히로유키가 시즌 종료 뒤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고, 올해 시즌 초에는 외야수 다케하라 나오타카가 오릭스 버팔로스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가장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스타격인 오무라 사부로도 현금이 포함된 조건으로 요미우리로 트레이드됐다.
김 감독은 "데려오는 선수들은 모두 값싼 선수들이다. 이번에 외국인선수로 데려온 내야수 호세 카스티요도 타격은 나름 괜찮지만 수비가 별로인데도 데려가더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지난 2009년말 지바 롯데와 3년간 최대 7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김태균의 3년 계약 마지막 해가 되는 내년에는 구단이 옵션을 갖고 있어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바 롯데의 저비용 운용을 근거로 돈을 낭비하면서까지 선수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올해로 일본 진출 2년차가 된 김태균은 31경기에서 104타수 26안타 타율 2할5푼 1홈런 15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즌 초반부터 손등·손목·허리 등 잦은 부상으로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결국 지난달 20일 일시 귀국해 본가 천안에서 허리 통증 치료에 전념 중이다. 그의 전 소속팀 한화 한대화 감독은 "지금은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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