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바운드 지점 포착에 이은 빠른 판단력과 교과서적인 송구. '타격 기계' 김현수(23. 두산 베어스)가 추격권 허용 위기를 막아내며 더스틴 니퍼트의 무실점 호투를 지켜줬다.
김현수는 1일 잠실 LG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로 팀의 6-0 영봉승에 기여했다. 특히 그동안 '흔하고 흔했던' 안타 행진보다 나무랄 데 없는 교과서적인 외야 수비로 니퍼트의 5피안타 완봉투를 도왔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5-0으로 앞선 4회말 LG 공격. LG는 선두타자 이진영의 중전 안타 이후 이병규가 2루 땅볼을 쳤으나 타자주자가 1루에서 살아나가며 1사 1루를 맞이했다. 뒤를 이은 정성훈은 니퍼트의 초구를 그대로 당겨 외야 좌측 빈 곳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를 때려냈다.
담장을 맞고 튀어오른 타구. 누가 봐도 2루타가 당연해보였으나 김현수는 정확한 낙구 지점 포착으로 공을 잡아냈다. 그리고 김현수는 곧바로 타자주자 정성훈을 겨냥, 무게중심을 앞으로 하며 발을 구른 뒤 2루로 던지는 교과서적인 송구로 정성훈을 횡사시켰다. 선행 주자 이병규가 3루에서 멈춰서며 니퍼트의 실점은 0이 되었다.
타자주자 정성훈도 그리 발이 느린 선수는 아니었다. 타구를 확인하느라 다소 느릿느릿 1루를 지나가기는 했으나 타구에 2루까지 도달하지 못할 주력은 아니다. 그러나 김현수는 바운드되는 공의 낙구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공을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까지 보여줬다. 시즌 4번째 보살.
만약 이 타구를 제대로 수비하지 못했다면 두산은 5-1 1사 2루서 추격권 허용 점수까지 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현수의 수비로 니퍼트는 무사히 한국무대 첫 완봉승을 거뒀다.
"수비가 정말 좋아졌다"라는 칭찬에 "꾸준히 경기에 나가는 데 더 좋아져야지요"라며 웃음을 보이는 김현수. 교본 같은 수비로 추격권 허용을 막는 동시에 이방인 에이스의 완봉승을 도운 김현수의 경기력은 내일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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