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최진행, 가르시아에 기죽지 말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02 11: 25

지난 1일 광주구장. KIA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이 원정팀 임원실에 한 선수를 불러 독대했다. 4번타자 최진행(26)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KIA도 시즌 초반 이범호가 맹타를 치자 김상현이 침묵한 적이 있었다. 지금 최진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마 의식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카림 가르시아와의 상관 관계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한대화 감독도 곧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한 감독은 최진행에게 "요즘 가르시아 타격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물었다. 최진행은 "참 잘 치는 것 같습니다"고 대답했다. 이에 한 감독은 "내가 원한 게 그런 대답이 아니었다"고 했다. 한 감독은 "요즘 기가 죽어있어보여 불렀다"며 "가르시아가 잘 친다고 기죽지말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자신있게 스윙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낮은 볼에는 속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진행은 올해도 변함없이 한화 부동의 4번타자다. 72경기에서 245타수 67안타 타율 2할7푼3리 12홈런 46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에서 팀 내 최고다. 그러나 지난달 10일부터 가르시아가 가세한 뒤 타선의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가르시아는 국내 복귀 후 15경기에서 57타수 15안타로 타율은 2할6푼3리밖에 되지 않지만 무려 6홈런 24타점을 폭발시키며 한화 타선을 이끌고 있다. 홈런 6개 모두 결정적인 순간 터진 영양가 만점 대포.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순식간에 가르시아에게 집중됐다.

가르시아가 가세한 뒤 15경기에서 최진행은 54타수 17안타로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홈런은 1개밖에 없다. 가르시아와 최진행이 동시폭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르시아의 홈런포가 폭죽처럼 터지니 심리적인 위축감이 들만하다. 이에 한 감독이 직접 경기 전 최진행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기술적으로 지도하고, 따로 불러 면담까지 하며 심리적인 부담을 떨칠 수 있게끔 애쓰고 있다. 결국 한화의 4번타자는 최진행이고, 최진행이 살아야 한화가 진짜 무서워지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해에는 반대의 경우였다. 한대화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뒤 군입대한 김태완의 부진에 대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한 가지는 병역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발탁될 정도로 활약해야 했는데 이게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또 최진행이 4번타자로 맹활약하며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것도 한감독이 꼽은 김태완 부진의 이유였다. 한 감독은 "그게 무시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같은 팀 중심타자라도 한 선수가 너무 잘하면 나머지 선수가 왠지 모르게 위축이 되거나 부담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최진행은 "전반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감독의 주문대로 최진행이 위축감을 떨치고 전반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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