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힘들지만 즐겁게 하려 한다".
힘든 표정이었지만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방출생' 포수 허도환(27, 넥센 히어로즈)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허도환은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포수 겸 8번 타자로 출장, 첫 타석에서 우전적시타를 날렸다.

2사 1루에서 친 타구는 우익수 왼쪽 떨어지는 적시타였고 스타트를 끊었던 1루주자 오재일이 홈까지 여유있게 들어올 수 있는 깊은 안타였다. 이 적시타는 팀이 5-3으로 승리에 직접 관여, 결승타로 변모했다.
단국대 졸업 후 2007년 두산에 2차 7순위로 입단한 허도환은 1군에서 단 한 경기 출장에 그친 채 방출됐다. 2009년 입대,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허도환은 전남 강진 2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다 지난 6월 1일 주전 포수 강귀태의 허리 부상으로 정식 선수가 됐다.
허도환은 이날 포수로서 여러 차례 수난을 겪어 더 돋보였다. 3회 급소를 정통으로 맞아 극심한 고통으로 호소했던 허도환은 8회 왼발목과 왼어깨에 볼을 맞아 바닥에 나뒹굴었다.
경기 후 고통 속에서도 활짝 웃음을 보인 허도환은 "오늘 최정이 워낙 잘쳤다. 노림수도 좋아 경계를 했다. 실투를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돼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급소에 볼을 맞은 상황에 대해서는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코치님이 '빨리 일어나라'고 재촉하셔서 웃음이 나왔다"는 허도환은 "보호대를 조금 내린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안그랬다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특히 "팀이 이겨 기분이 좋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어 좋다"는 허도환은 "2년을 쉰 만큼 솔직히 힘이 들지만 포수니까 마인드를 가다듬어 즐겁게 경기를 하려 한다"면서 "투수들과도 호흡이 맞기 시작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SK전 3연승을 거둔 김시진 넥센 감독은 "4회 2사 1, 3루에서 문성현이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아내 막은 것이 오늘의 승부처였다"면서 "문성현을 더 끌고 갈 수 있었고 팀 승리를 굳힐 수도 있었다"고 평했다. 더불어 "선수들이 벤치의 작전을 잘 따라줬다. 벤치 작전률이 상당히 높았다"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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