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민을 무너뜨린 야왕의 좌타 카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02 20: 55

한화는 8개 구단 중 좌타자가 가장 많은 팀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3명의 좌타자가 있다. 나머지 7개팀의 좌타자는 팀당 10.4명. 한화는 그보다 3명 정도 좌타자가 더 많다. 2일 광주 KIA전에서 한화의 좌타가 위력을 떨쳤다. 한대화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좌타자들을 집중 투입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KIA는 5회 나지완의 역전 투런포와 김주형·안치홍의 연속 적시타로 대거 4득점해 6-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흐름이 완전히 KIA 쪽으로 넘어간 상황. KIA 조범현 감독은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카드 사이드암 손영민을 6회부터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자 한대화 감독은 우타자 정원석 대신 좌타자 고동진을 대타로 기용했다. 고동진은 중전 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한 감독은 또 하나의 좌타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타자 박노민을 빼고 좌타자 전현태를 다시 한 번 대타 기용했다. 전현태까지 좌전 안타를 때리며 단숨에 무사 1·3루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전현태가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2·3루. 다시 타석에 등장한 좌타자 한상훈은 볼카운트 2-2에서 손영민의 5구째 공에 몸을 맞았다. 단숨에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서 타석에서 우타자 이대수가 나왔다. 그러나 이대수는 손영민의 2구째 공을 건드려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상승 흐름이 끊기는 순간. 하지만 다음 타석에 좌타자 강동우가 대기하고 있었다. 강동우는 손영민의 2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124km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힘껏 돌렸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비거리 115m 만루포. 순식간에 7-6 역전에 성공했다.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8회에만 대거 4득점하며 11-7로 재역전승했다. 거의 넘어갈 뻔했던 경기를 6회 일순간 뒤집은 게 결정적이었다.
이날 KIA 선발은 좌완 양현종이었지만 한화의 선발 라인업에는 좌타자가 4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2명의 좌타대타 카드를 꺼내들어 흐름을 뒤집었다. KIA 사이드암 손영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우타자(0.248)보다 좌타자(0.127)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더 낮았다. 63타수 8안타로 표본도 많았다. 그러나 이날 한화 좌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데이터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한대화 감독은 적절한 순간 좌타자 카드를 효과적으로 쓰며 손영민를 무너뜨렸다. 야왕의 한 수가 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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