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이 모두 반환점을 돈 2011 페넌트레이스. 이 가운데 시즌 후 커리어하이 성적표를 받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바로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는 이들이다.
올 시즌 후 1군 8년째 기준을 충족시키며 FA 자격을 얻는 이는 총 13명.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선수는 뭐니뭐니해도 이대호(29. 롯데)다.

지난해 타격 7관왕 위엄을 자랑하는 이대호는 올 시즌에도 3할6푼5리 20홈런 64타점(2일 현재)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 타자의 명성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예비 아빠로서도 포기할 수 없는 'FA 대박'의 기회인 만큼 이대호에게 더욱 중요한 2011년이다.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대기 중인 상황. 특히 일본에서는 인기구단 한신을 비롯한 몇몇 구단이 이대호에게 관심을 표하고 있다. 주루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일본 내에서 저평가 원인이 될 수도 있으나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라는 점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투수 쪽에서는 정통 언더핸드 정대현(33. SK)이 대어로 꼽힌다. 2001년 SK서 데뷔한 정대현은 프로 통산 31승 21패 92세이브 71홀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국내를 대표하고 있는 잠수함 계투다. 올 시즌 성적도 30경기 2승 2패 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32로 나쁘지 않다. 프로 11년 간 줄곧 SK서 뛰었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가치도 충분하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정대현의 경우는 국내 무대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선구자가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경희대 4학년 시절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미국 타선을 상대로 분전했던 정대현이다.
세간에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그에 대한 은근한 관심을 비추는 구단도 있다. 애리조나-보스턴-콜로라도서 활약했던 김병현(현 라쿠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정통파 언더핸드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 외 8년차 조건을 충족한 선수들 가운데 대어는 보이지 않는다. 2000년 신인왕이자 불굴의 의지를 현실화한 좌완 이승호(30. SK)가 알짜 선수로 꼽히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구위가 다소 아쉽다. 올 시즌 성적은 4승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불펜 으뜸 옵션의 자리를 정우람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LG의 필승 좌완 계투 이상열(34)도 올 시즌 후 FA가 되지만 5패 3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01로 아쉽다.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42에 피안타율 2할9푼4리로 지난해 대활약 만큼은 미치지 못한다.
삼성 내야수 신명철(33)은 2할3푼 1홈런 24타점 7도루로 2009년 20홈런-20도루의 위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강봉규(34. 삼성), 임재철(35. 두산) 등은 부상으로 신음 중. 한화 안방마님 신경현(36)의 활약도 아쉬움이 남는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데뷔한 선수들에 대한 FA 기한 단축으로 수혜를 얻을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롯데 주전 2루수 조성환(35)과 LG의 호타준족 이택근(31), 두산의 승리 계투 정재훈(31)이 주인공. 그러나 이들의 현재 페이스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3할 이상의 타율과 좋은 득점권 타격, 안정된 수비를 보장하던 조성환은 올 시즌 2할3푼8리 4홈런 15타점 8도루에 그치고 있다. 2,3번 타순에서 마침맞은 타격을 보여주며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던 그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다.
이택근은 현재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상황. 2003년 현대에서 포수로 데뷔해 내,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야구 센스와 빠른 발까지 갖춘 이택근이지만 올 시즌 성적은 2할6푼8리 1홈런 19타점 7도루. 부상도 부상이지만 2년 전 한신에서 관심을 갖던 이택근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의 성적표도 일말의 아쉬움이 있다.
정재훈도 부상이 '웬수'다. 지난해 23홀드로 8개 구단 최고 계투 활약을 펼쳤던 정재훈은 올 시즌 중간계투-마무리를 오가며 2승 4패 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2.76으로 분전했다. 그러나 오른 어깨 회전근 통증으로 인해 현재 재활 중인 상태. "좋은 계약으로 중간계투도 FA 시장에서 대우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는 그의 목표는 현재 제동이 걸렸다.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선수들의 활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 주전 포수 박경완(39)과 두산의 주포 김동주(35), 삼성과 LG의 든든한 안방마님 진갑용(37)과 조인성(36)이 올 시즌을 마치고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이들의 경우는 타 팀 이적보다 현재 소속 구단에서 명성에 걸맞는 예우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팀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와 같기 때문. FA 재취득 베테랑들이 어떤 계약을 하느냐에 따라 팀 내 후배들의 동기 부여 및 의욕 고취와도 연관될 수 있다.
박경완은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제대로 된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도 안정적인 투수리드 능력은 국내 최고급. 김동주는 여전히 두산 타선의 우산 노릇을 하는 타자다. 시즌 초 부상으로 채상병에게 안방을 내줬던 진갑용은 팀의 선두 도약에 공헌했으며 조인성도 여전한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재취득자라도 분명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는 모두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그라운드에 나선다. 그만큼 좋은 계약은 선수 본인의 자아실현과도 맞닿아있다. 생애 단 한 번 기회를 얻지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들도 무수한 가운데 귀중한 자격을 얻는 '예비 FA'들의 올 시즌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FA 예상자 명단>
8년차
SK-권용관, 정대현, 이승호(20), 두산-임재철, 롯데-최향남, 이대호, 임경완, 삼성-강봉규, 신명철, 넥센-강귀태, 김일경, LG-이상열, 한화-신경현
대졸 7년차
SK-이승호(37), 두산-정재훈, 롯데-조성환, 넥센-강병식, LG-손인호, 경헌호, 이택근
재자격 선수
SK-박경완, 두산-김동주, 삼성-진갑용, LG-조인성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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