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이 형 콜을 듣기 전에 먼저 2루로 던지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정확한 판단력으로 외국인 에이스의 완봉투를 지켜준 내막이 밝혀졌다. 김현수(23. 두산 베어스)가 지난 1일 4회 정성훈의 2루타성 타구 때 간결한 캐치에 이어 정확한 송구로 타자주자를 잡아낸 당시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현수는 지난 1일 잠실 LG전 5-0으로 앞선 4회말 1사 1루서 정성훈의 좌익수 방면 안타 때 담장을 맞고 튀어올라 떨어지는 공을 정확히 낙구 포착한 뒤 2루로 송구했다. 그리고 김현수는 곧바로 타자주자 정성훈을 겨냥, 무게중심을 앞으로 하며 발을 구른 뒤 2루로 던지는 교과서적인 송구로 정성훈을 횡사시켰다.
만약 이 타구를 제대로 수비하지 못했다면 두산은 5-1 1사 2루서 추격권 허용 점수까지 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현수의 수비로 당시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무사히 한국무대 첫 완봉승을 거뒀다. 니퍼트는 공수교대하며 김현수를 칭찬했고 경기 후에도 호수비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3일 LG전이 비로 인해 치러지지 않은 잠실구장. 잠깐의 망중한을 즐기던 김현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레이저빔 송구가 멋졌다'라는 칭찬에 손사래를 치면서.
"에이, 레이저빔 송구라는 말은 추신수(클리블랜드) 선배 정도 되야 붙일 수 있는 거에요. 그 때 잡고 나서 '바로 2루로 던져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던졌습니다".
잡고 나서 선택지가 여러 개 나올 법 했다. 중계 플레이를 통해 홈까지 노릴 수 있던 주자 이병규를 잡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었으나 김현수는 주저없이 2루로 던졌다. 고영민의 콜이 있기는 했으나 그 전에 미리 2루로 던지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김현수의 이야기였다.
"타구를 잡으면서도 이병규 선배가 홈까지 들어서기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나서 '그럼 타자주자를 잡자'라고 생각해 주저없이 던졌는데 아웃시켰네요". 꾸준한 좌익수 출장으로 인한 경험만이 아닌 과감성이 김현수의 호수비, 그리고 니퍼트의 완봉투로 이어진 셈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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