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3, 두산 베어스)의 닉네임은 타격기계다. 어떤 공이든 기계처럼 공을 잘 쳐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왔다.
김현수는 올 시즌(4일 기준) 66경기에 출장해 3할9리의 타율에 72안타 5홈런 41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타율 3할1푼7리, 그리고 2008, 2009년 연속 3할5푼7리에 비해 낮지만 최근 타격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타격기계' 김현수가 좋아하는 진짜 타격기계가 있었다. 김현수는 "제가 좋아하는 타자요? 알버트 푸홀스죠"라고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김현수가 좋아한다고 말한 푸홀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30개팀 타자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강타자 중 한 명이다.
푸홀스는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0시즌까지 10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에 30홈런 170안타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4일 기준 통산 1631경기에 출장해 3할2푼9리의 타율에 1978안타 425홈런 1275타점을 기록 중이며 2003년 내셔널리그 타격과 최다안타 1위, 2009,2010년 내셔널리그 홈런 1위를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타격 기계나 다름없다.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자격을 획득한 푸홀스는 시즌 초 부진과 더불어 지난달 20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인터리그 경기 도중 수비를 하다 왼 손목 골절을 당해 73경기에 출장 2할7푼9리의 타율에 17홈런 45타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김현수는 3∼4년 전부터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엠엘비닷컴(MLB.com)'에 들어가 푸홀스의 동영상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김현수는 좌타자인 반면 푸홀스는 우타자다. 서로 타석 위치가 달라 큰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김현수는 "타격 위치는 다르지만 큰 상관은 없다. 도움이 된다. 푸홀스의 스윙은 정말 대단하다. 내가 봐도 너무 멋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현수는 푸홀스의 어떤 점이 가장 좋다고 느끼고 있을까. 김현수는 "다 좋다. 모든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그에게서 가장 본받고 싶은 것은 타석에서 집중력이다. 동영상만 봐도 그가 타석에서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공을 치겠다는, 살아 나가겠다는 의지도 느낄 수 있다"며 우상과도 같은 푸홀스 칭찬에 침이 말랐다.
실제로 김현수는 타석에서 집중력이 매우 높은 편이다. 올 시즌 280타석 가운데 삼진이 33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여러 가지 기술적인 부분과 영향이 있었겠지만 한국야구 '타격기계' 김현수는 자신의 롤모델과 같은 메이저리그 '타격기계' 인 푸홀스를 통해 타석에서 집중력을 익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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