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광마에와 아이들' 돌풍 분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04 07: 03

"교체 타이밍을 고민하기는 했지. 그런데 아무래도 (노)경은이가 그렇게 경험을 하면서 한 단계 더 나은 투수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가장 믿음직한 필승 계투가 공백을 남긴 상황. 그러나 지휘자는 암초를 만난 만년 유망주의 분발을 기다렸고 기대치에 맞는 결과를 손에 넣었다. '광마에' 김광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팽팽한 상황서 3⅓이닝 무실점투를 보여준 우완 노경은(27)을 그대로 마운드에 올린 이유를 밝혔다.

 
두산은 지난 2일 잠실 LG전서 연장까지 가는 끝에 4-3 신승을 거뒀다. 특히 초반 동점 3루타를 내준 우완 노경은을 끝까지 믿고 가며 승리를 따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했다.
 
노경은은 3-2로 간신히 앞선 8회말 1사 1루서 이혜천의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조인성에게 우중간 3루타를 허용, 3-3 동점을 내줬다. 그러나 노경은이 이날 경기서 내준 안타는 그 3루타가 유일했다. 사사구 4개를 내주면서도 제 구위를 뽐내며 마운드를 지킨 노경은은 이날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었다.
 
현재 두산은 정재훈의 어깨 통증 1군 말소로 가장 믿을만한 계투 한 명이 사라진 상황. 또 한 명의 계투 축 고창성은 릴리스 포인트가 불안해지면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 감독대행은 '잇몸'의 역할을 좀 더 늘려 투수진을 운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노경은의 역투는 주목할 만 했다. 그러나 3⅓이닝 동안 61개로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동시에 4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100% 안정적인 투구였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김 감독대행에게 다른 투수로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사실 출루 상황이 되었을 때 만일을 대비해 또 다른 불펜 대기조를 편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은이가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가길 바랐다. 성공한다면 한 단계 더 좋은 투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승부처로 놓을 수 있던 경기서 모험을 했다는 이야기다.
 
쉽지 않았던 도박이 성공하면서 두산은 일단 불펜의 전체적인 체력소모를 줄였다. 또한 우천 휴식 하루를 포함해 이틀을 벌어둔 만큼 5일부터 벌어질 롯데와의 3연전서 필요한 순간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함께 김 감독대행은 노경은과 김강률, 두 파이어볼러를 긴박한 순간에도 투입해 경험을 쌓아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감독대행 직무. 그러나 당장만이 아닌 미래 기반도 탄탄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면 더 나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구위를 갖춘 노경은과 김강률을 앞으로 긴박한 리드 상황에서도 투입하고자 한다. 그들이 스스로 역경을 이겨내 한 단계 더 나은 투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독대행이라도 5연승에 성공하며 4위와 3경기 반 차까지 따라잡은 만큼 팀 순위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천 휴식을 맞았으나 승리 계투 공백이라는 잠재적 위험을 머릿 속에 품은 김 감독대행은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파이어볼러 아이들'로 위기 정면 돌파를 노리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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