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하위권을 맴돌던 롯데만 만나던 힘을 내던 투수를 일컬어 '로나쌩'이라 불렀다. '롯데만 만나면 쌩큐인 선수'를 줄인 말이다. 이처럼 에이스 투수들은 자신의 호성적에 도움이 되는 '고마운 팀'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먼저 평균자책점 2.58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30)는 '잠실 라이벌' LG의 천적이다. 니퍼트는 올 시즌 LG전에 4번 선발 출장해 총 29⅓이닝을 던지면서 3실점만을 허용, 상대 평균자책점 0.92로 꾸준히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올 시즌 9승으로 다승 다독 선두에 올라 있는 KIA의 우완 윤석민(25)도 유독 LG에 강하다. 윤석민은 올 시즌 LG전에 3번 등판해 2승을 챙기며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다. 특히 탈삼진 부문 2위에 올라있는 윤석민은 91개의 삼진 중 23삼진을 LG 타자들에게서 뺏었다. 그러나 전체 기록으로는 지금까지 통산 7승1패를 거둬 한화의 천적이다.
탈삼진 부문 1위 '괴물투수' 류현진(24, 한화)은 통산 기록은 18승5패로 LG에 가장 강하지만 올 시즌에는 KIA에게서 2전 전승을 거두며 상대 평균자책점은 1.80을 기록, 4월 5.29까지 올랐던 평균자책점을 3.73로 낮추는 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 시즌 10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는 SK를 상대로 경기당 8.67개의 삼진을 기록, SK 타자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
LG의 특급 사이드암 투수 박현준(25)은 두산의 천적이다. 지난 2일 두산전에서 1회 3점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그뒤로는 내야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9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는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48로 유일한 1점대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현준은 반면 최하위 넥센을 상대로는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6.35로 자존심을 구겼다.

SK의 '여왕벌' 정대현(33)은 특정 팀보다도 '빅보이' 이대호(29)에게 피하고 싶은 천적이다. 2007년 9월 12일 경기에서 정대현에게 안타를 때린 이후 2008시즌부터 이날 전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2008년 이후 정대현을 상대한 이대호의 타격 성적은 26타수 무안타였다. 그러나 이대호는 지난 6월 15일 문학 SK전에서 정대현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천적 관계를 잠시 청산했다.
롯데의 전천후 투수 고원준(21)도 올 시즌 4승 중 2승을 KIA에서 거뒀다. 4경기 2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36)는 올 시즌 2승9패 평균자책점 4.47로 부진하지만 SK전에서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6으로 호투하며 SK 타자들의 진땀을 뺐다. 그러나 팀 타선이 더 잠자며 2패만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삼성의 어린 투수 정인욱(21)은 올 시즌 거둔 3승을 모두 롯데에서 수확해 '로나쌩'의 새 주인공으로 자리잡았다. 정인욱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불규칙하게 등판하지만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33으로 호투했다.
각 팀은 이처럼 팀에 천적이 되는 투수들을 분석해 굴욕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김광수(48) 두산 감독대행은 최근 박현준에 대해 "포크볼 공략이 쉽지 않다. 아무리 연구해도 기가 막히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타자들이 당한다. 천적인 것 같다"고 평했다. 각 팀의 에이스 투수들이 시즌이 중반을 지난 현재의 기세를 몰아 후반기에도 '쌩큐'한 팀들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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