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시작한 '1박2일'의 짝짓기 게임이 의외의 화두를 선사하며 끝났다. 멤버들 간의 사적인 친분이 공개됐고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장난 같지만 절대 장난이 아닌 묘미가 있었다.
3일 방송된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멤버들간 친분을 가늠할 수 있는 이른바 짝짓기 게임이 벌어졌다. 이날 멤버들은 각자 '자신과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멤버'의 이름을 적어냈다. 제작진은 그 결과를 '사랑의 작대기' 형식으로 발표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적어낸 멤버들은 커플을 이루고 밤샘 촬영 면제권을 획득했다. 이심전심을 보여준 이들은 은지원과 김종민 커플 뿐.

강호동은 엄태웅을 지목했고 엄태웅은 이수근을 지목했다. 그러나 이수근은 은지원을 지목했고 이승기도 이수근을 지목하는 바람에 사랑의 작대기는 모두 엇갈렸다. 물론 은지원-김종민이 서로를 절친으로 꼽아 커플에 등극했지만 그렇지 못한 나머지 멤버들의 안타까움은 너무도 깊었다.
'1박2일'은 의외로 멤버들끼리 사적인 자리를 갖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나영석 PD 이하 제작진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개 격주 간격으로 만나 1박2일 여행을 하다보니 그외 모임이나 연락은 거의 하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 이승기가 이수근과 조기축구회에 함께 나가고 엄태웅 역시 이수근과 조촐한 술자리를 갖는 정도가 전부다.
'1박2일' 외에 SBS '강심장' 동반 MC로 활약하고 있는 강호동과 이승기도 스케줄 외에는 딱히 사적인 자리를 갖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워낙 '바쁘신 몸'들이라 가족과 보낼 시간도 갖기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다.
멤버들 간 차이는 있지만 길게는 5년 가까이 함께 지낸 이들은, '가장 친한 멤버가 누구냐'는 노골적인 질문을 받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식적으로는 '커플이 되어야만 밤샘 촬영 면제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게임이었지만 들여다보면 실은 서로의 진짜 친분과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던 셈이다. 엄태웅이 "강호동 형이 좋긴 한데, 어렵다"고 한 것이나 김종민이 "날 아무도 뽑지 않을까봐 걱정했다"고 말한 것을 단순한 재미로만 넘겨버릴 수 있을까.
이번 '1박2일-관매도' 편은 '짝짓기 게임'이란 신선한 시도로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많은 과제를 남겨준 느낌이다. 결국 멤버들 간의 우애가 빛나며 물론 웃음으로 마무리됐지만 또 다른 생각이 꼬리를 문 날이었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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