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지난 2일 잠실 LG-두산전에서 2회초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24)가 3볼을 볼넷으로 착각해 1루로 걸어나갔다가 심판의 제지로 다시 타석에 돌아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때 양의지는 1루측 LG팬들에게 야유를 받았고 본인도 멋쩍게 웃었다. 그런데 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서 타자가 3볼에 출루하고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행운의 출루'가 발생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이날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스코어보드에 3볼이 볼넷으로 잘못 기입돼 출루한 카메론 메이빈(24)이 그날의 유일한 득점이자 결승점을 올리면서 행운의 승리를 거뒀다. 매리너스는 아무도 3볼인 것을 눈치채지 못한 대가로 0-1의 패배를 안아야 했다.
5회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메이빈은 파드리스 선발 더그 피스터(27)를 상대로 2개의 볼을 거른 후 2번의 파울을 쳐내 2스트라이크 2볼의 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때 전광판의 스코어보드에는 2스트라이크 3볼이라고 표시됐다. 이어 피스터가 볼을 던지자 메이빈은 1루로 걸어나갔다. 그러나 그때 주심도, 양팀 벤치도 스코어보드가 잘못된 것을 깨닫지 못했고 경기는 진행됐다.

그리고 이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알베르토 곤잘레스가 좌전 적시 1루타를 때려내며 메이빈이 홈을 밟아 매리너스가 1점을 뽑아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에 따르면 메이빈도 경기 후 당시 상황이 풀카운트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메이빈은 "그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랬듯 풀카운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런 이상한 일은 처음 겪어본다"고 행운의 출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7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된 피스터는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볼넷이 아닌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하며 "이런 실수는 일어날 수 있고 경기의 일부다"라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주심이었던 탐 할리온은 "카운트가 잘못된 것을 알았지만 아무에게서도 지적이 나오지 않자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고 말했다. 3볼 상태에서 들어온 공을 타자가 착각해 출루하더라도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까지 어필이 없으면 심판은 경기를 진행시킬 수 있다.
이날의 사건은 결국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며 매리너스에게 큰 공부가 됐다. 에릭 웨지(43) 매리너스 감독은 "어필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utumnbb@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