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끝' 장성호, "역시 야구선배들은 넓게 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04 13: 41

"역시 야구 선배들은 넓게 보신다".
'스나이퍼' 장성호(34)는 한화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이다. 4월말 1군에 올라온 뒤 정확한 타격과 놀라운 선구안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한 방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6월 중순 갑작스런 부진에 빠졌다. 6월11일부터 28일까지 12경기에서 38타수 6안타로 타율이 1할5푼8밖에 되지 않았다. 시즌 타율은 2할6푼6리까지 떨어졌다. 카림 가르시아의 활약으로 묻어갔지만 그의 갑작스런 침묵에 벤치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대화 감독은 "부상으로 전지훈련을 하지 못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하체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며 "타이밍도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 2000안타를 치겠나"라고 답답해 했다. 하지만 장성호는 6월 마지막 날부터 달라졌다. 문학 SK전에서 5타수 4안타로 맹타를 친 뒤 7월 KIA와 주말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로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올라올 선수는 올라오는 게 야구의 법칙이지만 그럴 만한 계기가 있었다.

계기는 4타수 무안타로 시즌 최저타율을 기록한 지난달 28일 밤이었다. 장성호는 사우나를 하다 우연히 조경택 배터리코치를 만났다. 장성호는 "20~30분 동안 조 코치님과 발가 벗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다음날 4안타를 쳤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코치님이 선수 시절 나를 봤을 때랑 지금 많이 다르다고 말씀하셨다. 상체가 많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다음날 연습 때부터 이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 했다"고 설명했다.
조경택 코치는 "내가 선수시절 포수를 보며 성호를 많이 연구했다. 요즘 연습 때 배팅볼을 던져주면서 느낀 것을 몇 마디 했을 뿐이다. 포수 출신이다 보니 타자의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차이를 많이 본다. 성호가 안 좋을 때 상체가 많이 따라가더라. 그래서 그냥 몇마디 한 것에 불과하다"고 손사래쳤다. 장성호는 "강석천 타격코치님도 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역시 야구를 오래하신 선배들은 보는 눈이 다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한대화 감독이 한 조언도 새겨듣고 있다. 장성호는 올해 볼넷을 무려 43개나 얻었다. 개막 후 3주가 지난 시점에서 합류했지만 장성호는 볼넷 부문 전체 3위에 올라있다. 매의 눈을 자랑하는 놀라운 선구안. 그러나 한 감독은 장성호에게 "방망이를 너무 내지 않는다. 좀 쳐라"고 주문했다. 장성호는 "볼넷이 많다는 건 적극적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을 볼을 골라치면 스트라이크존이 좁혀져 나중에 그곳이 아니면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 감독님께서 방망이가 적극적으로 나오면 좋다고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야구를 오래하신 분들이 선수들이 보는 것 이상으로 본다. 선수들이 볼 수 없는 부분을 주변에서는 넓게 보시는 줄 안다. 그래서 경험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말했다. 짧은 슬럼프를 극복한 장성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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