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번이 아니다. 벌써 3경기 연속이다.
LG 트윈스 외국인 좌완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또 다시 구원 투수진의 난조에 울었다. 지난 세 경기 연속 같은 일이 일어나자 주키치는 씁쓸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주키치는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9회 불펜 투수진의 난조로 동점을 허용하며 시즌 6승 달성에 또 다시 실패했다. 팀도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충격은 배가 됐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에 그쳤으나 세 가지 변화구,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적시타를 내주지 않았다. 특히 주키치는 커터와 체인지업이 손 끝에 감긴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예리하게 꺾이고 날카롭게 떨어졌다.
주키치의 호투에 모처럼만에 LG 내야수들도 호수비로 화답했다. 1,2회에는 유격수 박경수가 연속해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고, 6회에는 1루수 서동욱이, 8회에는 2루로 이동한 박경수가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러닝 스로우를 연출했다.
덕분에 주키치는 8회까지 123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LG는 1-0으로 앞서 있었다. 주키치로서는 최선을 다한 투구였다. 그의 호투에 LG 선수들과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또 다시 불펜에서 생겼다.
LG는 9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이 정원석과 이대수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자연스럽게 주키치의 승리도 날아갔다.
주키치는 지난 6월 17일 잠실 SK전에서도 7⅔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구원투수들이 사사구를 6개나 남발하며 4-6으로 패하며 승리가 날아갔다.
28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3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3-2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됐으나 또 다시 불펜 투수들이 승리를 날렸다.
지난 두 차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반복된 악순환에 주키치도 고개를 숙이고 애꿏은 오른손 엄지 손톱만 물어 뜯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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