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요즘 거칠 것이 없다.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음과 동시에 야구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야왕'이라는 애칭까지도 얻었다.
그러나 '야왕'인 한 감독도 두려워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슈퍼소닉' 이대형(27, LG 트윈스)이다.
한 감독은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대형은 지금도 많이 아프냐? 언제 복귀 하냐?"고 물은 뒤 "난 이대형만 타석에 들어서면 머리가 아프다"고 예상치 못한 발언을 했다.

이대형은 지난 2007년부터 LG 톱타자를 맡아 4년 연속 5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녔다. 타율은 2할 중반대에 머물지만 공을 맞추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더불어 1루에 나가면 언제든지 도루를 시도하고 끊임없이 상대 투수들을 괴롭혀 공공의 적이다.
한대화 감독도 이대형의 빠른 발과 볼은 맞추는 능력에 대해서 혀를 내둘렀다. 한 감독은 "이대형은 이용규와 함께 가장 어려운 타자다. 쉽게 말하면 감독의 관점에서는 짜증나는 타자"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용규는 배트에 정확히 맞춘 안타가 많아 이해를 한다. 그런데 이대형은 배트에 정확히 맞춘 안타보다 빗맞은 안타가 많아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우리랑 할 때 안 나와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한대화 감독에게 이대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존재지만 LG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1군에 복귀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게 한다.
이대형은 지난 5월 22일 잠실 롯데전 8회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 김수완의 투구에 오른 복사뼈 바로 위 부분의 뼈와 근육에 맞았다. 다행히 23일 X레이 검사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고 25일 잠실 두산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대형은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부상을 당한 왼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왼쪽 어깨 역시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료 결과가 나왔지만 사구에 맞은 복사뼈에 실금이 간 것이 뒤늦게 발견되면서 6월 7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벌써 한달 가까이 이대형이 LG 톱타자 자리를 비우면서 팀성적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이대형이 정상적으로 스타팅으로 뛰었을 때 LG는 24승17패였던 반면 자리를 비운 뒤에는12승 17패로 저조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12경기에서 2승10패를 기록했다.
LG로서는 이대형앓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성적표다. 그 가운데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대형이 5일부터 구리 챔피언스파크 경기장에서 재활훈련을 마치고 본격적인 타격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훈련 결과에 따라 주말 정도면 퓨처스 경기에도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는 "기술 훈련은 지난주부터 시작했는데 통증이 있어서 잠깐 멈췄다 다시 시작한다. 현재 배팅 훈련을 포함해 수비와 주루 훈련도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오른 복숭아뼈도 거의 다 붙은 만큼 조금 남아있는 통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대형이 주중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경우 주말 퓨처스 경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컨디션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 된다면 이대형은 다음 주 정도면 1군에 복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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