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의 제왕' 한화 야구는 재미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06 10: 44

한화 한대화 감독이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선수들이 끝내기 상황이 되어도 끝내지 못했다. 한 번은 어떻게 하다 끝내기로 이겼는데 세레머니도 이상하게 하더라". 맞는 말이었다. 지난해 한화는 끝내기 승리가 단 2차례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SK(6승)보다는 3배 적은 수치였으니 끝내기를 해도 어색할 법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히 딴판이 됐다. 한화는 지난 5일 대전 LG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극적인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9회 1사까지 0-1로 뒤졌지만 고동진과 이대수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2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2사 만루를 잡은 뒤 이희근의 끝내기 우전 안타로 4시간2분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6번째 끝내기 승리. 올해 리그에서 총 19차례 끝내기 경기가 나왔는데 한화가 가장 많다. 심지어 삼성과 유이하게 끝내기 패배도 없다.
지난 4월6일 대전 KIA전 이대수의 연장 10회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첫 스타트를 끊은 한화는 5월6일 대전 넥센전에서 9회 전현태의 희생플라이로 두 번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어 5월24일 대전 SK전에서 9회 강동우가 좌전 안타로 경기를 끝냈으며 6월17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카림 가르시아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6월19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이대수가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SK와 두산 시절에도 3차례 끝내기를 기록한 바 있는 이대수를 비롯해 강동우·가르시아처럼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고비에서 한 방을 터뜨릴 뿐만 아니라 전현태와 이희근처럼 젊은 선수들도 타이트한 상황을 잘 이겨냈다. 특히 전현태와 이희근은 공교롭게도 1군 복귀 첫 날부터 나란히 끝내기를 터뜨리며 드라마틱한 승리의 주인공이 되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끝내기 승리가 많다는 건 그만큼 팀에 힘이 붙었다는 걸 의미한다. 한화는 올해 역전승이 18승으로 삼성(23승) 다음으로 많다. 특히 6회 이후 뒤집은 경기로 따지면 11승으로 삼성(10승)보다 더 많은 리그 최다다. 9회 이후 뒤집은 경기도 4차례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 중에서 끝내기 승리는 가장 많다. 말 그대로 '끝내주는' 팀이 된 것이다. 한화를 상대로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한대화 감독은 "끝내기 승리를 한 번 하면 팀 분위기가 크게 살아난다"고 했다. 올해 한화가 전력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데에는 끝내기 승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 야구가 재미있는 건 이처럼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면서도 결국에는 마지막에 웃기 때문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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