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분 좋아졌다".
그는 신사였다. LG 트윈스 외국인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29)가 전날(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악몽을 훌훌 털어버리고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에 집중했다.
주키치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조금 당황스럽긴 했는데 이제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주키치는 5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9회 불펜 투수진의 난조로 동점을 허용하며 시즌 6승 달성에 또 다시 실패했다. 팀도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충격은 배가 됐다.
특히 주키치는 지난 6월 17일 잠실 SK전에서도 7⅔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구원투수들이 사사구를 6개나 남발하며 4-6으로 패하며 승리가 날아갔다.
28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3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3-2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됐으나 또 다시 불펜 투수들이 승리를 날렸다.
3경기 연속 믿기 힘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주키치도 조금은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당황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화가 난 것은 절대 아니다. 내 스스로에게 화난 것이엇다. 특히 어제는 내야수들이 호수비로 나를 도와줬다. 이들에게 고마웠다"면서 "9회에 나가고 싶었으나 투구수가 많아 더 이상 던질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주키치는 8회까지 124개를 던졌다.
그는 "상황에 따라 투구수, 또는 이닝에 피로도가 달라진다. 그러나 어제는 6회 이후 피로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3회까지 투구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주키치는 비록 동료 불펜 투수들의 부진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야구는 그런 것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웃으며 다음 등판 때 호투를 다짐하고 자리를 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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