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현준을 왜 6회에 투입 했나?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06 22: 26

LG 트윈스가 선발 투수 박현준(25)을 6회에 구원 등판시키는 깜짝 카드로 4연패를 끊어냈다.
LG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박현준의 호투와 이병규의 역전 만루포를 앞세워 10-7로 승리를 거뒀다.
박현준은 6회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3⅓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4피안타 3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9승째를 거두며 다승 부분 공동 1위로 뛰어 올랐다. 박현준은 지난 2010년 9월 26일 잠실 삼성전 이후 첫 구원 등판이자 승리였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 전 박종훈 감독은 "불안한 뒷문 단속을 위해 박현준을 불펜에 대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현준의 투입 시점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등판이었다. 보통 한국프로야구에서 선발 투수들이 불펜 피칭을 대신해 팀이 앞서고 있는 8회 또는 9회에 올라 승리를 지켜내는 경우가 있다.
박종훈 감독은 박현준을 4-4 동점이던 6회 2사 1루에서 등판시켰다. 왜 그런 것일까.
▲4연패를 끊어야 했다
박종훈 감독의 결정은 말 그대로 고육지책이었다.
LG는 5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외국인 좌완 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8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9회 1사 후 연속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연장 12회 2아웃 2스트라이크까지 잡은 뒤 이희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1-2로 패했다.
LG는 5일뿐 아니라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동안 3차례나 뒷문 단속 실패로 승리를 내줘야 했다. LG로서는 오늘 경기를 통해 연패에서 탈출해 반등할 기회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 후 박종훈 감독도 "무리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변칙이 최상의 수였다. 현준이도 잘 던져줬다"고 말했다.
LG 관계자도 "연패를 끊기 위한 필승카드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펜진을 향한 무언의 경고
박현준은 이날 3⅓이닝 동안 44개를 던지며 3실점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했지만 팀의 연패를 끊어내려는 강한 정신력이 느껴진 투구였다. 이에 반해 기존의 불펜진은 사사구 남발과 위기 관리 능력 부족으로 번번이 역전패를 허용했다.
올 시즌 LG는 34패 중에서 19패가 역전패였다. 그 중 11번은 6회 이후 뒤집어졌다. 그 중 또 6차례는 9회 이후, 끝내기 패배도 3차례나 있었다. 특히 5일뿐 아니라 지난달 28일 잠실 삼성전, 2일 잠실 두산전까지 3차례나 뒷문 단속 실패로 승리를 내줘야 했다. 올 시즌 34패 가운데 마무리 투수가 저지른 블론 세이브가 12번이나 됐다. 8개 구단 최다다.
박 감독은 박현준이 호투하는 모습을 통해 기존 구원 투수들에게 분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볼 수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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