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 사도스키, 위기 스스로 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07 07: 01

"아파 보이더라.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도 우리가 야구를 하는 사람인데. 보면 아픈 것 같다는 게 보이지 않는가".
 
지난해 10승을 올린 외국인 선발 투수. 승리 수보다 선발로서 제 몫을 해낸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했던 투수. 그러나 올 시즌에는 몸을 만드는 페이스가 늦었던 동시에 부상까지 겹치며 퇴출 위기까지 놓일 뻔 했다. '다우' 라이언 사도스키(29. 롯데 자이언츠)가 컷 패스트볼을 앞세운 호투로 위기를 스스로 넘었다.

 
사도스키는 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4피안타(탈삼진 6개) 1실점 호투하며 시즌 4승(5패, 7일 현재)째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21에서 3.90까지 낮췄다.
 
지난해 사도스키는 27경기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1차 스탯으로 보면 그저 평범에서 약간 높은 성적이지만 그는 169⅔이닝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도 16회로 김선우(두산)와 함께 8개 구단 선발투수 공동 4위에 위치했다. 공헌도가 결코 낮지 않았던 사도스키다.
 
선수 본인 또한 "내 개인 승리보다는 선발로서 제 몫을 한 것이 팀 승리 근원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퀄리티스타트를 더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지훈련에 참가, 페이스 상승 속도가 다른 선수들보다 늦었다.
 
설상가상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팔 근육통을 호소한 데 이어 옆구리 근육통까지 겹치며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1군 복귀 후에도 투구 내용보다 불안한 투구 밸런스로 인한 경기 당 심한 기복이 양승호 감독을 비롯한 팀의 우려를 자아냈다.
 
사도스키의 경기를 지켜본 타 팀 투수들은 "확실히 아픈 것 같다"라는 의혹의 눈길을 감추지 않았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알 듯이 투수의 현 상태는 같은 투수들이 알게 마련. 경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확실한 이닝이터가 필요했던 롯데는 브라이언 코리와 더불어 사도스키도 교체 대상 범주에 놓고 새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6일 호투로 사도스키는 불신 시선을 한껏 걷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의 투구를 지켜본 두산 전력분석팀 또한 "2주 전(6월 21일 사직 두산전)에 비해 굉장히 볼 끝도 묵직해졌고 구속도 빨라졌다. 당시는 몸이 아픈 상태에서 꾸역꾸역 던지는 투구였다면 지금은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며 직구 변종 구질과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사도스키는 단 하나의 포심 패스트볼도 던지지 않았다. 홈플레이트에서 빠르게 살짝 떨어지는 주무기 컷 패스트볼 33개를 구사해 최고 145km의 빠르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슬라이더가 최고 142km에 달할 정도로 타자 앞에서 힘차게 꿈틀거렸다.
 
경기 후 사도스키는 "삼성전 타박상(6월 9일 오른쪽 둔부 타박) 이후 계속 안 좋았는데 이제는 통증이 거의 없어 좋은 밸런스로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것이 많은 탈삼진과 승리의 비결이다"라며 "마침 어머님 생신이었는데 큰 선물이 된 것 같다"라는 말로 기뻐했다. 승리 뿐만이 아닌 '고용 안정'을 향한 길로 자신의 진로 방향을 바꾸는 승리였던 만큼 더욱 값졌다.
 
아직 사도스키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연속적인 호투로 팀 순위 동반 상승을 이끌며 잃어버렸던 믿음을 다시 회복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기교파 투구 속 사도스키가 자신 앞의 장벽을 스스로 힘으로 뛰어넘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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