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한화 좌완 박정진(36)은 팀 내 투수 조장이다. 그리고 팀의 마무리라는 중책을 안고 있다. 당초 외국인 투수 오넬리 페레즈가 마무리 역할을 맡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처럼 박정진이 중간-마무리를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특히 5~6월 20경기에서 2승1패4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05으로 위력을 떨치며 한화 불펜을 확실하게 지켰다. 2이닝 이상 던진 게 10경기, 3이닝 이상 던진 것도 4경기나 된다.
그런 박정진을 도와줄 선수가 나타났다. 바로 대체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1). 지난 3일 잔여기간 15만 달러에 한화와 입단계약을 체결한 바티스타는 5일 입국한 뒤 6일 대전 LG전에 시험등판했다. 공교롭게도 박정진이 이병규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넘긴 뒤였다. 박정진은 1루수 장성호의 야수 선택이 겹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은 뒤 뼈아픈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올 시즌 36경기 만에 첫 블론세이브.

박정진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바티스타는 첫 타자 조인성을 삼진 잡은 뒤 박용택과 서동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내려갔다. ⅓이닝 1탈삼진 2피안타 2실점. 직구 최고 구속이 152km, 평균 150km를 상회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변화구 제구와 퀵모션 보완이라는 보완해야 할 숙제도 안았지만 빠른 공으로 좋은 구위를 과시했기 때문에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놓았다.
박정진은 "지금 팀이 중요한 시기에 있다. 중위권으로 올라가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바티스타의 합류가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바티스타가 하루빨리 팀에 적응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도록 돕겠다. 불펜에서 서로 도와주며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6월 중순부터 좌완 마일영이 구위를 찾으며 박정진의 부담을 덜어줬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박정진이 있었다. 그러나 연일 거듭되는 피칭으로 피로가 쌓였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바티스타가 박정진을 도와 부담을 나눠야 한다.
한대화 감독은 박정진과 바티스타를 더블 스토퍼로 기용할 계획이다. 한 감독은 "상대 타자에 따라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진은 "마무리든 중간이든 보직보다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티스타도 "마무리 보직이 끌리지만 그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진과 바티스타는 좌완과 우완으로 상호보완성도 있다. 박정진의 바람대로 바티스타가 힘이 된다면 한화도 4강에 대한 희망을 결코 놓을 수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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