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깜짝 카드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광속 사이드암' 박현준(25)이었다.
박현준은 지난 6일 대전 LG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구원등판했다. 당초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8~9회쯤 등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보다 훨씬 이른 6회 그것도 4-4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야말로 깜짝 등판. 박현준은 8회 강동우에게 솔로 홈런을 한 방 맞고 승부가 기운 9회에도 2실점을 허용했지만 3⅓이닝을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9승(5패)째를 구원승으로 장식했다.
박현준은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13일 만에 선발등판, 9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전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5.93으로 부진한 모습을 떨쳤다. 그리고 사흘 휴식 후 깜짝 구원등판했다. 이번에는 3⅓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졌다. 박종훈 감독은 "처음부터 박현준으로 끝까지 갈 생각이었다"며 9회까지 던지게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박현준은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공에 위력이 있었다.

박현준은 9일 잠실 KIA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박종훈 감독은 "당초 예정보다 하루 정도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박현준이 좋을 때 투구 밸런스를 찾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박 감독은 두산전에서 박현준을 133구를 던지게 했던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선발투수의 투구수 110~120개는 옳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그렇게 던질 수 있다. 시즌 초반에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찾았는데 이것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70~80개째부터 시즌 초반 밸런스가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박현준 스스로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고. 박 감독은 "본인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혹자들은 한 템포 정도 쉬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던져가면서 이겨내고 좋은 기억을 이어갈 필요도 있다. 또 다시 좋은 밸런스를 잃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박현준의 밸런스가 좋아 보였다. 장마로 휴식을 취한 뒤 더 좋아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시즌 초반의 좋은 구위와 밸런스를 찾았고 이것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강행군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박현준은 강행군으로 그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박현준은 올해 4일 휴식 후 5일째 선발등판하는 강행군이 8차례나 있었다. 결과는 3승4패 평균자책점 5.23. 피안타율이 2할6푼9리였고, 44이닝 동안 홈런도 7개를 맞았다. 반면 5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나온 나머지 8경기에서는 5승1패 평균자책점 2.62로 위력을 떨쳤다. 피안타율은 2할3푼5리로 뚝 떨어지며 55이닝 동안 홈런은 3개밖에 맞지 않았다. 구위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투수는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LG는 박현준의 깜짝 구원등판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 7일에는 박현준에 이어 벤자민 주키치가 제2의 깜짝 카드로 팀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 부담도 컸다. 박종훈 감독도 "우리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선발들이 초반에 잘 던져줬기 때문이다. 무리수이고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 계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가운데 박현준이 강행군하고 있다.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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