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클린업 트리오', 업그레이드 비결과 과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08 12: 40

[OSEN=이대호 인턴기자] 지난 1월 삼성의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만난 김성래 신임 타격코치는 타자들에게 적극성을 강조했다. 김성래 코치는 "볼카운트 1-3에서도 적극적으로 쳐야 하고 때에 따라선 0-3에서도 적극적으로 휘둘러야한다"며 "투수들의 변화구가 좋아져 한 타자에게 실투가 하나 들어올까 말까 하는데 안치면 투수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성래 코치는 삼성 타선의 '3인방'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에 대해 "팀이 어려울 때 한방씩 터트려주는 신뢰를 줘야하나 아직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은 홈런 타자도 아니고 찬스에서 강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시즌 반환점을 막 돈 8일 현재 삼성 라이온즈는 안정적인 선발진과 굳건한 불펜, 그리고 집중력 있는 타선의 힘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김성래 타격코치가 스프링 캠프서 강조했던 타석에서의 적극성과 중심타선의 분발이 삼성 타선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었다.

▲ 타석에서의 적극성
지난 시즌 삼성은 총 1046개의 팀 잔루를 기록하며 8개 구단 가운데 잔루수 1위를 차지했다. 삼성 타자들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누상에 주자를 보내는 데는 강하지만 타석에서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김성래 타격코치의 "스리볼이라도 쳐라"라는 말은 타석에서의 적극성을 일깨우기 위한 말로 풀이된다.
볼카운트 0-3일때 타자는 보통 네 번째 공은 치지 않고 흘려보낸다. 만약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여전히 타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의 3인방은 0-3 볼카운트에서 단 한번도 타격을 마치지 않았다. 즉 이 볼카운트에서 타격을 해 안타를 치거나 아웃을 기록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인방은 28번의 0-3 볼카운트서 28번 모두 볼넷으로 1루에 걸어 나갔다.
올 시즌은 여기서 달라졌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0-3인 17번의 타석에서 15번 볼넷을 고르고 2번 타격해 2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다. 박석민 역시 8번의 타석에서 7번 볼넷을 골랐지만 한 번 아웃을 기록했다. 비록 많은 수치는 아니고 또한 눈에 띄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상대 투수들에게 삼성 클린업이 '눈야구'만 할 줄 아는 게 아니라는 걸 인식시켰다.
▲ 업그레이드 성공, 중심타선 무게감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교체를 이끌며 혜성같이 등장한 3인방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은 지난 3년간 삼성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하며 타선을 짊어져 왔다.
이 세 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팀이 기록한 356개의 홈런 가운데 170개를 쏘아 올리며 팀 홈런의 48%를 책임졌다. 올 시즌 3인방은 8일 현재까지 팀의 59개 홈런 가운데 최형우가 18개, 박석민이 9개, 채태인이 3개로 모두 30개를 기록하며 50%가 넘는 '홈런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이중 채태인이 부상으로 인해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해 3홈런에 그친 사실을 감안하면 중심타선에서 박석민과 최형우가 얼마나 순도 높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3인방은 주전으로 도약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팀의 총 득점 1923점 가운데 32%인 609점을 올렸다. 올해 3인방은 현재까지 삼성의 득점인 372점 가운데 33%인 123점을 합작했다. 역시 채태인이 부상으로 지금까지 7타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실제로 박석민과 최형우는 58타점으로 리그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클린업의 마지막 퍼즐, 5번 타자
3인방 가운데 박석민과 최형우는 팀의 3번, 4번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채태인은 뇌진탕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태인은 지난 1일 1군에 복귀해 2일 롯데전에서 선발 5번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을 터트리며 부활의 전조를 보였다. 하지만 채태인은 5일 SK전을 앞두고 이번엔 허리 부상으로 쓰러지며 결국 1군에서 말소됐다.
현재 삼성의 5번 자리는 조영훈과 모상기가 잘 채워주고 있다. 조영훈은 3할 2리 5홈런 23타점을 기록 중이고 모상기는 2할6푼7리 4홈런 10타점으로 깜짝 활약 중이다. 하지만 여기에 채태인이 건강하게 돌아오면 삼성은 8개구단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클린업을 갖추게 된다.
채태인은 올스타 휴식기가 지나고 후반기나 되어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량이 만개한 박석민-최형우에 채태인이 부상에서 돌아와 클린업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삼성 타선 리빌딩의 방점을 찍을 수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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