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야구선수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출발 드림팀'에 나오는 홍성흔인 줄 알았던 거야".(웃음)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사진을 바라보았다. '쾌남' 홍성흔(34. 롯데 자이언츠)이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실내 연습을 마치고 버스로 이동하던 도중 2001년 두산 시절 우승 사진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홍성흔은 이날 잠실 두산전이 우천 추후 연기 결정된 뒤 두산 측의 배려 속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훈련을 마쳤다. 발걸음을 옮기던 도중 홍성흔은 두산 라커룸 내 붙어있던 2001년 두산 우승 사진을 주시했다. 당시 김인식 감독을 헹가레치며 환하게 웃는 10년 전 '홍포'의 모습이 보였다.
"나 여기 있네. 그리고 그 옆에 양승호 감독님이고. 그 때는 양 감독님이 우리 팀 수석코치였다"라며 웃은 홍성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발비노 갈베스를 공략하며 18-11 대승을 거둔 것이 결정적이었다"라고 밝힌 홍성흔은 아내 김정임씨를 만나게 한 포스트시즌을 다시 떠올렸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시기 도중 아내와 소개팅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뒤지고 있던 상황에 내가 추격 불씨가 된 솔로포를 때려냈고 결국 8-5로 이겼었다. 마침 그 홈런이 아내가 앉아있던 쪽으로 날아가기도 했고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아내와의 애정도 급격히 진전되었다".
페넌트레이스 3위에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며 당시 두산 주전 포수였던 홍성흔은 국내 포수 최초 한 시즌 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했던 박경완(당시 현대, SK)을 제치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피앙세도 만나 화리-화철 두 남매의 아버지가 되었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는 아내가 내가 야구선수인지도 몰랐다. 그냥 '출발 드림팀'에 나온 홍성흔인줄로만 알았지.(웃음) 그런데 두산이 우승하고 그 속에 내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와의 애정도 굉장히 깊어졌다".
"처음 야구를 알게 되었을 때 남자친구 팀의 우승을 보고 야구가 쉬운 줄 알고 있었다"라며 말을 이어간 홍성흔. 그러나 지금은 아내가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고 있다'라며 야구의 어려움을 설파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포스트시즌은 나가도 우승은 못했으니까. 그 때는 야구가 쉬운 줄 알고 있던 아내가 이제는 내게 '우승하는 게 정말 어려운 거구나'라고 이야기하더라".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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