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에 결정된 대전 우천연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08 17: 17

8일 대전구장.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정오를 넘어서까지 세차게 내렸다. 이날 대전 지역의 강수 확률은 70.0%. 어느 정도 우천 연기가 예상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를 넘어서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구름은 잔뜩 끼어 있었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다. 비가 오는 동안 대전 동구 용전동에 위치한 실내연습장 '일승관'에서 훈련을 마치고 대전구장으로 돌아온 한화 선수들도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단호한 표정으로 "무조건 비가 온다.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는 중"이라며 우천 연기를 확신했다. 하지만 우천 연기 공식 발표시간인 오후 3시30분 이후에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가장 고민스런 사람은 윤동균(62)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이었다. 당초 윤 감독관은 높은 강수 확률과 잔뜩 끼어있는 먹구름을 보고 우천 연기를 생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사가 잘못 전달돼 우천 연기 보도가 나가버렸다. 공교롭게도 이후부터 비가 그쳤다. 보도가 잘못 나가는 바람에 넥센 선수단도 대전구장 대신 일승관으로 이동해 실내훈련을 소화했다. 그때부터 윤 감독관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윤 감독관은 수시로 하늘을 바라봤다. 대전구장 인근에 위치한 보문산에 걸려있는 구름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비는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윤 감독관은 "이거 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오후 4시40분부터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윤 감독관은 4시45분에 우천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이후부터 거짓말처럼 비가 세차게 내렸다. 그라운드의 방수포는 걷히지 않았다.
윤 감독관은 "경기를 강행한다 하더라도 중간에 비가 올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관이 이렇게 장고 끝에 결정한 건 '최근 우천 연기를 너무 빨리 결정한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장마기간 동안 연일 우천 연기되는 바람에 팬들의 원성이 있었다. 윤 감독관도 이를 고려해 기다릴 때까지 최대한 기다려 본 뒤 결정을 내렸다.
 
우천 연기 결정이 난 이후 가장 반가워한 사람은 한대화 감독이었다. 한 감독은 한 걸음에 윤 감독관을 찾아 "논산에 사는 누나한테서 비가 온다는 전화가 왔었습니다. 비구름이 논산에서 대전으로 넘어오거든요"라며 껄껄 웃었다. 에이스 류현진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비어있는 한화로서는 이 기간 동안 한 경기라도 덜하는 게 유리하다. 한 감독의 바람이 실현된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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