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7연패 행진이 생각지도 않게 멈췄다.
SK는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10-2로 완승을 거뒀다. 홈런 1개 포함 장단 12개의 안타가 불을 뿜은 경기였다. 하지만 안타보다 상대 롯데가 범한 2개의 실책에 더 눈길이 갔다.

경기 초반 답답하게 진행되던 경기였다. 1회 톱타자로 나선 박재홍의 좌전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잡았지만 최정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연패 중에도 팀내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4번 타자 최정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SK는 3회 1사 2루에서는 박재홍, 정근우가 잇따라 범타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이영욱의 퍼펙트 피칭 행진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영욱은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루상에 내보내지 않은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전까지 롯데전 통산 4승 1패 평균자책점 2.84로 '롯데 천적'으로 불린 이영욱이었다. 그나마 1패도 군에서 제대하고 복귀한 올해 기록한 것이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흐름을 가져왔다.
4회는 1사 후 최정이 중전안타를 쳤지만 이호준이 투수 앞 땅볼을 치면서 흐름이 끊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정상호의 느린 타구를 잡은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악송구 때 1루 주자 이호준이 과감하게 홈까지 대시, 선취점을 뽑았다. 볼은 1루 덕아웃까지 굴러갔고 코리가 먼저 백업에 나서며 태그를 시도했으나 위치가 좋지 않았다. 이호준은 슬라이딩 없이 안전하게 홈을 밟았다.
이영욱이 이어진 다음 5회 수비 때 곧바로 동점포를 허용했다. 1사 주자없는 가운데 강민호에게 던진 높은 직구(141km)를 통타 당한 것이다. 결국 흐름은 롯데 쪽으로 다시 기우는 듯 했다.

SK는 6회 이날 승부에 결정적인 행운을 맞이했다.
정근우와 박정권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최정의 좌전적시타로 다시 2-1로 리드를 잡았다. 무사 1, 2루 앞선 두 타석에서 땅볼에 그쳤던 이호준이 쓰리번트를 댔다. 그러나 2루주자 박정권이 3루로 뛰다 아웃. 투수 코리가 3루로 던졌다. 박정권의 스타트가 늦은 탓이었다. 정상호가 다시 중전적시타를 쳤다. 3-1로 2점차까지 벌렸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봤듯 1~2점차 리드로는 불안할 수 밖에 없는 SK 마운드였다. 좀더 많은 추가점이 필요했다. 롯데도 코리 대신 진명호를 투입, 진화에 나섰다. 진명호는 첫 타자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아내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바로 이 때 행운이 깃들었다. 조동화가 친 평범한 땅볼을 롯데 베테랑 2루수 조성환이 놓쳤다. 역모션으로 잡으려다 주자를 모두 살려줬고 추가 실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그러자 진명호가 와르르 무너졌다. 3연속 안타를 맞으며 3점을 더내줘 사실상 승기를 넘기고 말았다.
SK는 8-1로 앞선 7회 수비 때 이대호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1점을 내줬다. 하지만 곧 이어진 공격에서 김강민의 투런아치로 쐐기점을 뽑아 지난달 23일 광주 KIA전부터 3주 동안 이어졌던 7연패를 끊어냈다.
롯데의 자멸로 집중력이 무섭게 살아난 SK다. 김성근 감독 부임 후 SK의 최다 연패는 '7'에서 막을 내렸다.
letmeout@osen.co.kr
<사진>인천=민경훈 기자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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