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대호 인턴기자] 8일 SK가 롯데를 상대로 10-2 대승을 거두며 지긋지긋한 7연패를 끊는데 성공했다.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오랜만에 'SK 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를 거뒀다. 6회에만 대거 7득점하며 8-1로 점수 차를 벌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렇지만 이날 선발 마스크를 쓰고 승리를 이끈 SK 정상호(29)의 느낌은 달랐다. 정상호는 경기 후 "(김)강민이가 투런홈런을 날리고 나서야 안심이 되더라"고 털어놓았다. 강력한 불펜이 잇따라 구원에 실패, 7연패를 경험한 선수들에게 가해진 압박감이 상상 이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앞서고 있어도 언제 뒤집혀 역전패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SK는 바로 주중 삼성과의 두 경기에서 모두 충격적인 역전패를 경험했다. 5일 경기에서 SK는 5-2로 앞서다가 8회 '믿을맨' 정우람이 무너지며 결국 5-6으로 경기를 내줬다. 6일 역시 5-2로 리드를 지키다 6회 매그레인이 신명철에게 동점 스리런을 얻어맞으며 5-9로 역전패했다.

자칫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최다연패인 8연패를 기록할지도 모르는 상황. 정상호는 불안한 마음에 빠져있기 보다 주전 포수로서 임무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았다. 정상호는 이날 선발 등판한 사이드암 이영욱(31)과 경기 전 ""바깥쪽 낮게 공략하는 기본 볼배합으로 가자고 이야기하며 자신 있게 승부하자"고 입을 맞추고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이영욱과 정상호 배터리는 6이닝 3피안타 2실점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팀 연패를 끊는데 성공했다.
정상호는 "(이)영욱이 형이 컨트롤이 좋아서 뒷받침이 되었다"면서 "특히 오늘 (이)영욱이 형의 컷패스트볼성 슬라이더가 잘 들어왔다"고 밝혔다. 또 "롯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타격에 나서면서 범타 유도가 쉬웠다"고 이날 이영욱의 호투 비결을 꼽았다.
"연패를 끊은게 가장 좋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이야기한 정상호. 이날 승리는 연패보다 더 무서울 수 있는 '패배주의'를 한 방에 날려버렸기에 의미가 더 크다. 정상호가 SK 주전마스크를 쓰고 '비룡의 화려한 비상'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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