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폼을 바꾼 것이 효과를 봤다".
'여왕벌' 정대현(33, SK)이 팀의 지긋지긋한 7연패 탈출에서 벗어나는데 힘을 보태며 제 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정대현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7회 무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팀이 8-1로 크게 앞서 있었지만 3주 동안 이어진 연패를 끊어야 했기에 더욱 집중했다. 첫 타자 이대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실점(이영욱 자책)했지만 단 1개의 피안타 없이 3이닝 동안 3탈삼진으로 무실점, 세이브를 따냈다.

이로써 정대현은 시즌 10세이브에 성공했다. 지난 2009년 10세이브 후 2년만에 다시 새긴 두자리수 세이브였다.
특히 이날 소화한 3이닝은 지난 2009년 6월 25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총투구수가 29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이면서 롯데 타자들을 현혹하기 적당한 구위였다.
정대현의 시즌 출발은 산뜻했다. 1번의 블론세이브가 있었지만 4월 한 달 동안 4홀드 6세이브로 좋았다. 하지만 5월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⅔이닝 2실점으로 첫 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이 2점대(2.08)로 올라갔다. 5월말 잠시 좋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삐긋거렸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탓이었다.
이에 완벽주의자 정대현은 투구폼 수정에 나섰다. 미묘하고 사소할 수 있는 변화다. 릴리스 포인트를 살짝 당긴다든지, 팔꿈치 각도를 살짝 줄인다든지, 피칭 보폭을 줄여본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평소 "어떻게 하면 방망이 중심에서 비켜갈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정대현에게는 분명 큰 변화다. 한 시즌 동안 이런 변화를 10번도 넘게 줄 때도 있다. 그렇게 투구 밸런스를 스스로 잡아가는 것이다.
이에 정대현은 이날 다시 만족스런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통산 93세이브에 성공한 정대현은 "최근 투구폼을 바꾸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면서 "3이닝은 오랜만이지만 투구수가 적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온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겸손해 했다.
다시 정상궤도에 오른 정대현이 7연패를 끊고 선두탈환을 위한 발판 마련에 성공한 SK에 어떤 효과를 부를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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