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구가 돌아온다.
KIA의 10억팔 한기주(24)가 19개월의 재활을 마치고 1군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8일 삼성과의 광주 퓨처스리그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실점 5탈삼진의 투구성적을 남겼다. 2군이 전반기를 마쳤기 때문에 다음주 1군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9년 11월20일 LA 조브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19개월만에 성공리에 재활을 마쳤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작년 9월초 146km짜리 볼을 던져 조기복귀 가능성을 열었으나 갑자기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트레이너도 자신도 크게 실망한 시점이었고 다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했다. 광주구장에서 등판직후 한기주를 만났다.

한기주는 "볼을 세게 많이 던져도 팔꿈치가 아프지 않길래 됐다 싶었다. 그런데 투수가 볼을 던져서 볼을 때리는 기분이 있다. 그전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볼을 때릴때 팔꿈치가 아팠다. 큰일 났다 싶었고 오래 걸릴 줄 알았다. 마음 비우고 다시 한다 생각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자신의 볼을 확신한 시점은 지난 5월. 한기주는 "처음에는 통증만 없으면 될 것 같았다. 지난 1월 괌 스프링캠프에 가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볼을 던졌다. 통증 있으면 중단하고 볼을 던지다 아프면 다시 중단하고 했다. 그러나 지난 5월쯤 내볼을 던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5월중에 피칭도 많이하고 3군 경기도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10월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에 1군 복귀는 20개월만이다. 조범현 감독이 복귀를 공언했다. 그는 "정식으로 1군에 올라간다는 말은 들은 것은 아니다. (김정수 코치로부터)이번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어차피 2주동안 게임도 없어 마지막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기주는 이어 "20개월만에 올라가니 기분좋다. 그래도 지난 5월 3군 마운드에 올랐을 때가 최고였다. 1년 넘게 쉬다가 마운드에 처음 올라 정말 기분이 좋았다. 고생했으니 올라가서 잘해야겠다"고 다시 말했다.
1군행을 앞둔 한기주는 희망과 걱정을 동시에 갖고 있다. 투구수와 스피드가 아직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단 한타자를 상대하든 볼 한개든 던진다면 통증이 없으면 좋겠다. 100개 정도를 던져야 하는데 아직 시도를 못했다. 어제(7일) 나갔으면 90개 던졌을텐데 하루 연기돼 68개만 던졌다. 1군에서 몇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너무 믿으면 안된다(웃음). 예전같이 스피드가 아직은 나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꾸준한 스피드가 나오도록 끌어올려야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자신의 보직 문제, 즉 선발투수 혹은 마무리 기용에 관련해서는 확답을 피했지만 전자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나를 선발로 쓸지 뒤에 쓸지는 감독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다. 만일 승부처가 되는 8월 이후 불펜으로 던질 수도 있다는 점은 아직 생각중이다"라고 말하면서도 "뒤에도 많은 투수들이 있다. 진우형도 있으니까 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선발투수를 하면 거의 6년만일 것이다"며 살짝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친 한기주는 마지막으로 기자에게 "그런데 올해 우리가 우승할거 같아요?"라는 질문을 했다. 그래서 "니가 잘던지면 우승할 거다"는 주변 사람의 말에 활짝 웃었다. 힘겨웠던 재활의 터널을 빠져나온 얼굴은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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