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진짜 공을 던지는 건가요?"
9일 대전구장. 경기 전 넥센 내야수 장영석(21)이 불펜에서 공을 던지고 있었다. 옆에서는 정민태 투수코치가 투구 장면 하나 하나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효봉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이 의문을 갖고 넥센 김시진 감독에게 물었다. 김 감독은 "아직 결정된 건 전혀 없다. 그냥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름 아닌 장영석의 투수 전향에 대한 이야기였다.
부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1번 전체 3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장영석은 내야수로 입단했다. 186cm, 95kg이라는 당당한 체격조건에서 나오는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년차 시즌이었던 지난해 64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5홈런 19타점으로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장영석은 조심스럽게 투수 전향을 시도하고 있다. 당초 주전 1루수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 34경기에서 78타수 14안타 타율 1할7푼9리에 홈런 없이 7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
하지만 장영석은 1군과 동행하며 투수 전환 테스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은 달가워하지 않은 눈치. 김 감독은 "아직 결정한 건 아니다. 무엇보다 팔 상태가 괜찮아야 한다. 고교 시절 투수를 했고, 지금 구속이 143~144km까지 나온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성공한 케이스는 많아도 타자에서 투수로 성공한 케이스는 거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본인이 방망이가 맞지 않아서 그런지 투수를 한 번 해보고 싶어하는 듯하다"면서도 "일부러 던지는 걸 아예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1999년 LG 시절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했던 바 있는 심재학 넥센 타격코치는 "장영석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나 같은 경우는 팔이 아파서 많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고교 시절 빠른 공을 던진 경험이 있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투수로 훈련을 받지 못했다. 아마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팀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대형 내야수로 키울 생각이 있지 않았나. 그러나 투수를 하게 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