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LG의 윤상균(29)이 오랜만의 선발 출장에서 세 번 울었다.
윤상균은 9일 잠실 KIA전에 지난달 10일 이후 29일 만에 선발로 출장했다. 그동안 주로 대타로 출장해왔던 윤상균이었지만 이날 선발 지명타자로, 그것도 4번 타자로 나선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양현종(23). 윤상균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양현종을 상대로 3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타율이 다소 낮은 2할3푼4리인 점을 감안할 때 윤상균은 양현종을 무너뜨릴 수 있는 '키 플레이어'였다.

그러나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윤상균의 이날 운은 거기까지였다. 윤상균은 1회 양현종과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바로 뒤 조인성이 3점 홈런을 터뜨리고 2회 정성훈의 솔로포까지 가동되면서 윤상균의 목표였던 양현종이 1⅔이닝 만에 4피안타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3회 윤상균은 바뀐 투수 차정민을 상대로 다시 안타에 도전했고 차정민의 초구를 받아쳤다. 그러나 윤상균의 타구는 본능적으로 점프한 2루수 안치홍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윤상균은 안치홍의 그림같은 호수비에 다시 돌아서야 했다.
안치홍은 5회 윤상균을 한 번 더 울렸다. 이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윤상균은 손영민의 공을 쳐냈고 타구는 2루 베이스 옆으로 낮게 날아갔다. 그러나 안치홍은 앞으로 슬라이딩하며 공을 라인 드라이브로 잡아냈다. 그 뒤 윤상균은 8회 대타 박용택으로 교체되면서 더 이상 기회를 잡지 못했다.
윤상균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지만 팀의 주전 포수 조인성의 그늘 아래 썩히기엔 아까운 5할9푼6리의 장타율로 올 시즌 대부분 지명타자로 대타 출장했다. 그러나 대타 타율 1할6푼7리, 득점권 타율 2할2푼2리로 박종훈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때 선발 4번 타자라는 천금 같은 기회를 불운으로 날려버린 윤상균은 '운도 실력이다'라는 말 앞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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