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 홈런에 이용규가 침묵한 이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7.10 07: 16

[OSEN=고유라 인턴기자] 9일 잠실 LG전에서 3회 김원섭의 2점 홈런이 터졌을 때 KIA 덕아웃에는 유일하게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KIA의 톱타자 이용규(26)였다.
팀이 1-4로 뒤져 있던 상황에서 3-4 한점 차로 따라붙은 것은 분명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이용규가 기뻐하기 보다 아쉬워한 데에는 까닭이 있었다.

이용규는 3회 김원섭 바로 전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1루의 상황에 들어선 이용규는 2-2 카운트에서 박현준의 떨어지는 포크볼을 받아올렸다. 낮게 뜬 타구는 2루수 김태완 쪽으로 날아갔고 김태완은 공을 점프해 잡고 돌아서며 바로 1루에 송구했다.
김태완의 호수비가 빛났지만 발 빠른 이용규는 1루수 서동욱이 공을 잡기 전 이미 1루 베이스를 지난 간 것으로 느꼈다. 그러나 1루심은 찰나의 순간을 보지 못했고 아웃을 선언했다. 이용규는 잠시 항의해봤지만 1루심은 강경하게 덕아웃으로 들어갈 것을 명령했고 이용규는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 후 다음 타자 김원섭이 박현준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용규가 1루로 나갔더라면 4-4 동점 쓰리런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용규는 그 상황을 누구보다 아쉬워하며 동료들이 기뻐하는 가운데서도 덕아웃에 앉아 묵묵히 그라운드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KIA는 결국 1점 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3-4로 패하며 5연승을 마감했다. KIA는 승률이 5할9푼으로 떨어지며 선두 자리도 하루만에 다시 삼성(.597)에게 내줘야 했다. 이로써 3회 판정은 이용규 뿐만 아니라 팀 전체, 그리고 팬들에게도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 됐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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