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현준이형-주키치에게 미안했어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10 07: 13

'당돌한 신인' 임찬규(19)가 불안했던 LG 트윈스 뒷문을 굳게 잠그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임찬규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고 경기를 매조지었다.
임찬규는 지난 6월 10일 광주 KIA전 이후 무려 29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며 시즌 6세이브(6승2홀드)째를 거뒀다.

경기 후 임찬규는 가장 먼저 "(박)현준이형이랑 주키치에게 많이 미안했다"며 입을 열었다.
LG는 지난달 17일 잠실 SK전부터 임찬규를 비롯한 김선규, 이동현 등의 불펜 투수들이 무너지며 7월 5일 대전 한화전까지 고전했다. 팀도 5연패와 4연패를 당하며 4위 자리까지 위협을 받게 됐다.
그러면서 박종훈(52) LG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6일 대전 한화전부터 '원투펀치' 박현준과 벤자민 주키치를 차례로 마무리 투수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박현준은 2일 잠실 두산전에서 133개를 던지고 3일 휴식 후 6일 경기에서 마무리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44개를 던지며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주키치도 5일 한화전에서 122개를 던지고 하루 휴식 후 7일 한화전에 또 다시 8회 등판해 2이닝 동안 22개를 던지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당시 불펜에는 임찬규를 비롯해 김선규, 이동현, 이상열, 이대환 등이 있었지만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제 역할을 해줬다면 선발투수들이 이런 수고는 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동료로서 미안한 마음이 컸던 것이다.
임찬규도 "현준이형이랑 주키치가 마운드에서 올라가서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미안했다. '내가 잘 했다면 형들이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막내 임찬규가 선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 6월 17일 SK전 사사구 악몽으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이후 마무리가 아닌 패전처리 또는 롱릴리프로 등판했다.
그러나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 1⅓이닝 동안 5타자를 맞아 삼진 2개를 곁들여 1피안타 1사사구를 기록하면서 서서히 투구밸런스를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임찬규는 9일 KIA전에서 선두타자 신종길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차일목과 김주형을 연속해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포수 조인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웃을 수 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나왔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도 뒷받침됐다.
임찬규 역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고생을 했는데 다시 찾은 것 같다"면서 "스트라이크만 던진다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변화구도 제구가 된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이제 다시 한 경기 던진 것 뿐이다. 내가 마무리 투수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난 여전히 시즌 초와 마찬가지로 패전처리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LG는 임찬규가 9회 위기 상황에 등판해 승리를 지켜내면서 고민 또 고민이었던 뒷문에 또 다른 대안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임찬규가 오늘(10일) KIA전에서도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 낸다면 LG로서는 선발 투수의 불펜 피칭을 대신한 뒷문 막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LG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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