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정상호를 향한 '당근과 채찍'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10 11: 12

[OSEN=인천, 이대호 인턴기자] "모든 욕을 정상호가 먹었지".
9일 롯데와의 문학 홈경기를 앞두고 SK 김성근(69) 감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8일 롯데를 상대로 10-2 승리를 거두며 7연패에서 탈출한 탓인지 한결 표정은 밝아보였다.
김 감독은 8일 경기서 이영욱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며 승리를 따낸 정상호에 대해 "(정)상호 리드가 좋아서 쉽게 간면이 있다"면서 "(정)상호 입장에서도 원하는 대로 투수가 공을 던지니 편했을 것"이라고 정상호의 활약을 높게 샀다.

최근 김 감독은 정상호에 대해 "포수로서 책임감이 아쉽다"라고 언급하는 등 공개적으로 채찍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박경완의 복귀가 기약이 없는 만큼 SK주전 포수는 이제 정상호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질책이었다.
김 감독은 이어 "사실 정상호가 욕을 많이 먹었는데 오로지 정상호 책임은 아니다"라며 "포수의 리드보다는 투수 제구가 더 안될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여 "투수들의 제구력이 나쁘다고 그것만 탓하면 좋은 포수가 되기 힘들다"면서 박경완을 예로 들었다.
국내 최고의 포수라 불리는 박경완은 지난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1996년부터 쌍방울이 해체된 1999년까지 사령탑을 맡아 박경완을 지도했다. 김 감독은 "박경완이 쌍방울 때 (제구력이)나쁜 투수랑 호흡을 맞춰서 그때 포수 기량이 쭉 늘었고 현대 와서 기량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최근 꾸준히 정상호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은 것에 대해 "사실 투수는 예민하기 때문에 쉽게 야단치기 힘들다"면서 "대신 정상호가 포수로서 욕을 먹은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즉 투수는 작은 것 하나에 마음의 평정을 잃으면 그만큼 마운드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없기에 대신 포수를 질책했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의 정상호에 대한 진심이 전해진 덕분일까, 정상호는 8일 빼어난 리드로 선발 이영욱을 도우며 4타수 3안타 1타점의 활약으로 팀의 연패를 끊었고 9일 역시 엄정욱과 호흡을 맞추며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의 진심을 이제는 알았을 정상호가 박경완의 공백을 얼마나 훌륭하게 채워 줄 지 기대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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