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진실' 이여상,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10 07: 23

진정으로 흘린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 이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진리를 입증하고 있는 선수가 하나 있다. 한화 주전 3루수 이여상(27)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전 이여상은 전력 외로 분류됐다. 지난해 9월 허리 수술을 받고 5개월 넘는 재활기간을 거친 그였다. 당연히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고, 찬 바람 불고 눈 내리는 대전구장에 잔류군으로 남아 훈련에 몰두했다. 하지만 당시 잔류군을 지휘한 정영기 2군 감독은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다. 분명 올해 1군에서 일을 낼 것"이라고 장담했다. 시범경기 중반부터 1군에 합류한 이여상은 개막 3개월 만에 3루 자리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이여상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2008년 한화로 이적한 뒤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2009년 오른 손목, 2010년 허리로 두 차례나 전신 마취를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그에게 포기라는 건 없었다. 그럴수록 더욱 이를 악 물었다. 올해 75경기에서 207타수 53안타 타율 2할5푼6리 3홈런 23타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6월 이후 활약이 눈부시다. 95타수 29안타로 타율 3할5리 2홈런 13타점 7도루로 종횡무진 활약이다. 어느덧 데뷔 처음 규정타석에도 진입햇다. 그는 "그동안 규정타석을 채운 적이 없었는데 조금은 뿌듯하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요즘도 허리가 썩 좋지는 않다. 3루에서 종종 허리를 숙여 스트레칭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고질적인 것이라 안고 가야 한다. 그는 "지금쯤이면 안 아픈 선수가 없다.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보강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노력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서 이여상은 5번타자로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여상은 유니폼을 벗고 언더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조명이 반쯤 꺼진 경기장 아래에서 스윙연습에 몰두했다. 시즌 초부터 당일 성적이 좋든, 안 좋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연습이다. 그는 "이렇게 나머지 훈련을 하고 나면 타격 밸런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 어차피 집에 가봤자 할 일도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집에서도 할 일은 있다. 야구 동영상을 보는 것이 바로 그 일이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항상 동영상으로 타석에서 어떻게 했나 본다.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한다. 타석에서 노림수를 갖고 세게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여상은 스윙을 자신있게 돌린다. 노림수에 걸린 타구는 총알 같이 날아간다. 그래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2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요즘에는 투스트라이크에서도 여유가 생겼다"고 자신했다.
최근 이여상은 5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다. 4번타자 최진행이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기 때문이다. 좌투수가 나올 때 2번에 기용된 적이 몇 차례 있지만, 5번 타순은 무게가 또 다르다. 이여상은 "처음에 이야기도 하지 않고 5번 타순에 들어가서 부담이 됐다. 하루빨리 진행이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진행이가 올 때까지 열심히 버텨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진정으로 노력하면 안 될게 없다. 대전시 용전동에 사는 이여상씨가 증명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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