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민, "현진이형이 대단한 진짜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10 11: 13

한화 안승민(20)은 '괴물 에이스' 류현진의 원정 룸메이트다. 평소 절친한 선후배로 허물 없이 지낸다.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서 안승민의 시즌 3승이 확정되는 순간 본인만큼 기뻐한 사람이 바로 류현진이었다. 등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있는 류현진으로서는 자신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후배의 모습이 대견하지 않을 수 없다.
안승민은 "현진이형이 특별한 조언을 해주는 건 아니다. 조언을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그보다 먹는 것 잘 먹고 체력관리를 잘하라고 말한다"고 답했다. 올해 처음으로 선발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승민에게 이보다 더 와닿는 조언이 없다. 그는 "선발로 처음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많은 것을 알아가고 배우는 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승민은 지난 6월 슬럼프에 빠졌다. 6월 4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11.40으로 난타당했다. 특히 12일 사직 롯데전 ⅔이닝 7피안타 7실점, 18일 대전 두산전 2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6실점으로 무너진 게 치명타였다. 이 때문에 평균자책점이 크게 치솟았다. 구위가 크게 나빠진 것도 아니고, 제구력도 흔들리지 않았던 안승민이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진이었다.

이에 대해 안승민은 팔스윙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정민철 투수코치님께서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팔 스윙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지적하셨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팔 스윙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밸런스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팔 스윙의 차이가 많이 나면 프로 타자들은 잡아놓고 친다"고 덧붙였다. 투구 습관이 노출된 게 6월 슬럼프 이유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안승민은 "현진이형이 대단한 것도 팔 스윙에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직구와 서클체인지업 같은 변화구를 던질 때 팔 스윙에서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승민이는 몸 동작 자체가 직구와 변화구의 차이가 확연하다. 같은 몸 동작에서 변화를 주는 게 피칭의 기본이기 때문에 이건 선수생활 하는 내내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며 "현진이는 서클체인지업의 궤적도 좋지만 팔 스윙이 일정하게 똑같기 때문에 타자들이 고전하는 것이다. 전문용어로 벽이라고 하는데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공이 나오니 타자들의 판단도 늦어지는 것이다. 작년부터 승민이에게 주문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승민은 류현진과 닮은 부분도 있다. 바로 볼넷을 싫어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어릴적부터 아버지께 홈런을 맞더라도 볼넷을 주지말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했다. 안승민도 "어렸을 대부터 볼넷을 주는 게 가장 싫었다. 맞더라도 볼을 빼는 건 싫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안승민의 9이닝당 볼넷은 평균 1.7개로 한화투수 중 가장 적다. 7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5위에 해당하는 기록.
안승민은 지난달 중순부터 머리가 '해병대' 스타일로 바뀌었다. 그는 "현진이형이 머리를 자르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나는 빡빡 밀고 현진이형은 파마를 했다"면서 "심기일전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현진이형에게 고맙다"며 웃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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